

하루 만에 한국 축구팬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랐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귀국길을 외신도 조명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1일(한국시간)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기 탈락에도 귀국 현장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며 "손흥민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한국 팬들로부터 격려를 받았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매체 말레이메일도 한국 대표팀의 귀국 분위기를 조명했다. 매체는 "손흥민에게는 환호가, 홍명보 전 한국 대표팀 감독에게는 야유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대표팀은 나뉘어 귀국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엄지성(스완지 시티), 김승규(FC도쿄), 이재성(마인츠), 송범근(전북 현대), 이한범(미트윌란), 이기혁(강원FC), 이동경(울산HD) 등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개최국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묶인 한국은 1승 2패(승점 3), 조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와 함께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팀도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조 3위 팀 간 순위에서도 8위 안에 들지 못했고,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운 결과에도 손흥민 등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반응은 따뜻했다. 이날 손흥민 등 대표팀 선수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모인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일부 팬들은 "사랑한다"고 외치며 선수들을 향한 응원을 전했다.
손흥민과 엄지성 등 선수들은 팬들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팬들의 격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월드컵 부진에 대한 미안함이 담긴 인사로 보인다.


전날인 6월 30일에는 홍 전 감독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즈베즈다) 등이 먼저 입국했다. 단 하루 간격의 귀국이었지만, 공항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홍 전 감독의 귀국 현장에는 팬들의 거센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다. 홍 전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이번 월드컵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표팀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일부 팬들은 "홍명보 나가"를 외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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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메일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분노한 한국 축구팬들은 귀국한 대표팀을 맞이하며 홍 전 감독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시간은 끝났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홍 전 감독은 팬들의 야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별도의 해단식이나 귀국 행사, 미디어 활동도 없었다. 홍 전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한 채 출구 쪽으로 향했다. 일부 팬들은 홍 전 감독과 선수단이 버스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홍명보 나가"를 외치며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의 통제 속에서도 고성이 이어졌다.


말레이메일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한국 팬들이 들어 올린 플래카드에는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며 "홍 전 감독이 공항을 빠져나가자 팬들은 야유를 보내며 '홍명보 아웃'을 외쳤다"고 험악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뒤이어 나온 선수들에게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 팬은 '수고했다'고 외쳤다. 홍 전 감독을 향한 야유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홍 전 감독의 귀국 현장에 있었던 팬들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축구팬 김기모 씨는 AFP를 통해 "홍 전 감독이 사임을 발표할 때의 태도를 보면 진심이었는지 의문"이라며 "홍 전 감독은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이 축제를 망쳤다.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를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송민경 씨는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것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그게 이번 월드컵에서 모든 것이 잘못되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조별리그 3차전 남아공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했다. 당시 손흥민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지만, 한국은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도 이번 대회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말레이메일은 "한국 언론은 이번 대표팀을 전 토트넘 주장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 이강인 등 세계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포진한 '황금세대'라고 불렀다"며 "이번 대회가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많은 팬들이 토너먼트 진출을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이제 34세가 된다. 하지만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홍 전 감독의 결정은 수많은 축구 팬들을 당혹스럽고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