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1위·5만 관중…빛과 그림자 안은 울산 웨일즈의 미래 [류선규의 비즈볼]

전반기 1위·5만 관중…빛과 그림자 안은 울산 웨일즈의 미래 [류선규의 비즈볼]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2026.07.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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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웨일즈는 전반기 홈 37경기에서 누적 관중 5만 명을 돌파하고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선두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김상욱 울산광역시장이 시민 혈세 운영에 따른 야구 생태계 기여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울산은 1군 승격이 불가능한 2군 전용 구단이라는 구조적 한계와 선수 이적 제도 및 재정 자립 기반 마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관중들이 들어찬 울산 문수야구장. /사진=울산 웨일즈
관중들이 들어찬 울산 문수야구장. /사진=울산 웨일즈

올해 울산 웨일즈(이하 울산)의 전반기 홈 37경기 누적 관중은 5만477명으로, 경기당 평균 136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KBO리그 1군의 경기당 평균 관중(1만8004명)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퓨처스(2군)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관중 1000명을 돌파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성적도 기대 이상이다. 울산은 전반기를 40승 1무 27패(승률 0.597)로 마치며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선두에 올랐다. 2위 롯데 자이언츠(39승 1무 29패·승률 0.574)에 1.5경기 앞선 채 전반기를 마감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창단한 울산은 방출 선수와 신인드래프트 미지명 선수를 중심으로 전력을 꾸렸다.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국내 선수층이 얇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기 홈 평균 관중 1000명 돌파와 남부리그 선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신생 구단 이상의 경쟁력과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공교롭게도 울산이 홈 누적 관중 5만명을 돌파한 지난 3일, 구단의 미래를 둘러싼 우려 섞인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상욱 신임 울산광역시장이 울산방송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울산과 한국야구위원회의) 계약 기간이 끝날 즈음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려 한다"며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울산의 야구 생태계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도 지금은 물음표"라고 밝힌 것이다. 김 시장은 이후 '폐지론'에 대해 "폐지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8일 열린 울산시 간부회의에서도 해단보다는 예산 지원의 명분과 운영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의 특성상 구단의 존속 여부는 결국 시민 여론과 행정의 판단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어, 관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은 프로축구 K리그의 시·도민구단과 일본 프로야구(NPB)의 2군 전용 구단 모델을 절충한 형태에 가깝다. K리그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시·도민구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2002년 대구FC를 시작으로 2003년 인천유나이티드, 2005년 경남FC 등이 잇달아 창단했고, 올해 용인FC와 파주프런티어FC가 합류하면서 시·도민구단은 모두 17개로 늘어났다. NPB에선 오이식스 니가타 알비렉스BC와 쿠후 하야테 벤처스 시즈오카가 2군 전용 구단으로 2024년 리그에 편입됐다. 오이식스는 독립리그 구단에서 NPB 이스턴리그로, 하야테는 지역 기업 컨소시엄이 설립한 신생 구단으로 웨스턴리그에 합류했다.

그런데 울산은 K리그 시·도민구단과 NPB 2군 전용 구단이 각각 가진 핵심 장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K리그 시·도민구단은 승강제를 통해 기업구단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며 상위 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품을 수 있다. 반면 울산은 퓨처스리그 소속 2군 전용 구단인 만큼 구조적으로 1군 승격이 불가능하다. 울산시의 야구단 운영 예산은 연간 약 60억 원으로 일부 K리그 시·도민구단보다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상위 리그 진출이라는 목표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황에서는 같은 60억 원이라도 지방자치단체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 있다.

울산 웨일즈 선수들이 지난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울산 웨일즈 선수들이 지난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울산시는 야구단 창단 당시 2028년까지는 시민구단 체제로 운영한 뒤 이후 시민 공모를 통해 법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간 60억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한 데다 1군 승격이 불가능한 2군 전용 구단이라는 특성상, 운영을 이어받을 민간 주체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야구단 운영 특성상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구단이나 야구장 명명권(네이밍 라이츠) 판매 등을 통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한 지속적인 재원 마련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또 NPB의 2군 전용 구단은 모두 민간 기업이 운영한다.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과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구단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울산은 올 시즌 전반기를 치르면서 여러 과제를 확인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지난 5월 20일부터 일부 선수들의 KBO 구단 이적이 가능해졌지만 아직까지 실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기존 KBO 구단들과 울산 웨일즈가 선수 이적료 산정 기준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다. 이적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2군 전용 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맞물려 울산의 존재 이유도 약해질 수 있다. 울산을 선택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궁극적으로 KBO 무대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수 수급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울산에 별도 추가 지명권(현행 11라운드 이후)을 부여하는 방안 등 제도적 보완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울산은 창단 첫해부터 흥행과 성적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2군 구단도 충분히 지역 사회와 팬들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시민구단으로 출발한 만큼 행정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선수 육성 시스템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결국 울산의 미래는 단순히 존속 여부를 넘어 '왜 필요한 구단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달려 있다. 지역 야구 저변 확대와 선수 육성이라는 창단 취지를 꾸준히 증명하고, 시민과 민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운영 모델을 구축해야 울산의 도전이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류선규 전 단장.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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