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등 국제 축구대회 운영을 맡을 자회사를 신설하고 민간에 자회사 지분을 일부 매각하려는 국제축구연맹(FIFA) 시도에 전 세계 축구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FIFA는 자신들의 계획을 지지하는 회원국 축구협회와 그렇지 않은 축구협회에 대한 지원금에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는 사실상 협박성 메시지까지 더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을 중심으로 내년 여자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9일(한국시간) 디애슬레틱, dpa통신 등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월드컵 등 국제 대회 운영과 중계권, 스폰서십 등을 관리할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IFA는 FFE의 가치를 200억 달러 규모(28조 9100억원)로 추산했고, 외부 투자자에게 비지배 소수 지분을 매각해 최대 42억 달러(6조 711억원)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을 통해 축구 발전 관련 지원 규모를 100억 달러(14조 4550억원)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게 FIFA 구상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러면서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에 서한을 보내 오는 9월 19일까지 자신들의 계획을 지지하면, 해당 협회에는 4000만 달러(약 579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FFE와 함께 출범 계획을 세운 새 지원 프로그램 FIFA 패스트 포워드 프로그램(FFFP) 일환이다.
반면 FIFA 계획에 참여하지 않는 축구협회는 현행 배분 제도대로 270만 달러(약 40억원)만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FIFA가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메시지로 회원국 축구협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에는 211개 회원국 과반, 그리고 FIFA 평의회 37명의 승인이 있어야만 이번 계획이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FIFA의 구상이 UE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대륙별 축구연맹과 전혀 사전 협의되지 않은 FIFA의 일방적인 계획이라는 점. 더구나 그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형제 조슈아 쿠슈너의 투자회사가 투자자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차기 사무총장에 인판티노 회장을 세우려 한다는 미국 뉴욕포스트 보도가 나오는 등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UEFA가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UEFA는 즉각 성명을 내고 "축구의 정신과 운영은 사고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누가 재정적 이익을 얻는지 전혀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 누구도 축구의 주인이 아니고, 월드컵 역시 FIFA가 마음대로 팔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UEFA는 5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회의를 긴급 소집해 UEFA 차원의 대응을 협의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2027 FIFA 여자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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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도 성명을 통해 "세계 축구의 미래를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을 모색하는 것의 중요성은 인식한다. 그러나 이처럼 파급력을 지닌 구상은 올바른 거버넌스와 투명성, 의미 있는 협의의 원칙 위에 서야 한다"며 "상업적·재정적 미래를 바꿀 만한 결정은 의사결정 기구에 제출되기 전에 대륙연맹, 회원협회 등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역시도 "이 사안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았다. 적법적인 절차의 부재에 깊이 우려한다"고 반발했다.
AFC와 UEFA, CONCACAF 회원국 수를 합치면 143개로 FIFA 전체 회원국(211개) 과반을 훌쩍 넘어 FIFA의 계획을 저지할 수는 있다. 다만 체코축구협회가 UEFA 회원국 중 가장 먼저 FIFA 계획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얼마나 의견이 하나로 모이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