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힐리어드 칭찬한 거 다 써주세요" 오스틴-김도영 못지 않은데 대체 왜! 속상한 사령탑도 작정하고 홍보했다

"오늘 힐리어드 칭찬한 거 다 써주세요" 오스틴-김도영 못지 않은데 대체 왜! 속상한 사령탑도 작정하고 홍보했다

수원=김동윤 기자
2026.08.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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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주목받지 못하는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힐리어드는 3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로 팀의 5-3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 인성까지 모두 갖춘 최고의 선수라며 극찬했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힐리어드가 3회초 2사 만루에서 LG 선발 웰스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날리고 홈인한 후 이강철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힐리어드가 3회초 2사 만루에서 LG 선발 웰스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날리고 홈인한 후 이강철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왜 주목을 못 받는지 모르겠다. 내가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 같다."

이강철(60) KT 위즈 감독이 제대로 심통 났다. MVP급 포스를 내고 있는 KT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32)의 활약이 조명받지 못한다는 속상한 마음에서다.

힐리어드는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사구 2득점을 기록하며 KT의 5-3 역전승을 이끌었다.

홈런도, 장타도 없었지만, 이날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분명 힐리어드였다. KT가 0-3으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에서 힐리어드는 류현진의 커브에 몸을 맞아 출루했다. 김민혁의 우중간 안타와 허경민의 몸에 맞는 공으로 3루까지 간 힐리어드는 대타 오윤석의 짧은 중견수 뜬공 때 지체하지 않고 홈으로 쇄도했다.

여유 있는 희생플라이가 아니었다. 힐리어드의 빠른 발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한화 포수 허인서는 급하게 태그하려다 공을 놓쳤고, 그 사이 2루 주자 김민혁도 3루까지 진루했다. 힐리어드의 주루 하나가 KT에 첫 득점과 추가 진루를 동시에 안겼다.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2026.07.31.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2026.07.31.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2026.07.31.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2026.07.31.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2-3으로 뒤진 6회말에도 힐리어드가 역전의 출발점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친 뒤 김민혁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 때 과감하게 2루를 파고들었다. 상대가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고 득점권을 만들어냈다. 이어 김상수의 중전 안타가 나오자 또 한 번 거침없이 홈까지 내달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한화 선발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KT는 한승택의 2타점 적시타로 5-3 역전에 성공했다.

힐리어드는 "타구가 뜨는 것을 보자마자 2루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어 살 수 있다고 판단하면 항상 공격적으로 다음 베이스를 향하려 한다"라며 "코치님들이 상대 외야수의 송구 습관도 미리 알려주셔서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처럼 올 시즌 힐리어드가 보여주는 KT에 기여하는 바는 숫자 밖에서도 드러난다. 힐리어드는 7월까지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28홈런 90타점 75득점 7도루, 출루율 0.376, 장타율 0.591, OPS(출루율+장타율) 0.967을 기록했다. 42홈런 136타점 페이스로, 오스틴 딘(LG 트윈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MVP급 성적이다.

시즌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4월까지 28경기에서 타율 0.232, 5홈런 21타점, OPS 0.728에 그치며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이 감독과 KT는 힐리어드가 살아날 가능성을 믿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힐리어드를 기다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못할 때도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고 수비와 주루가 확실했다. 방망이만 (올라오길) 기다리면 됐는데 타구속도가 보통 시속 160㎞가 나오니까 저게 (제대로) 맞으면 어떨까 궁금했다. 저렇게 적응하면 내년에 더 잘하지 않을까"고 떠올렸다.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된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07.31.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T 힐리어드가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 경기4회말 1사 만루 오윤석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된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07.31.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기다림은 적중했다. 힐리어드는 5월 25경기에서 타율 0.350을 기록하며 반등했고, 이후 장타와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중심 타자로 변신했다. 사령탑은 과거 KT에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와 힐리어드를 비교하면서도 힐리어드만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내가 로하스 전성기 때 타 팀에 있어서 로하스가 수비를 얼마나 잘했는지 모르겠다. 치는 건 로하스와 비슷하다. 공을 보는 눈이 좋고 멀리 친다"라면서도 "(내가 본 기준으로만 하면) 힐리어드는 로하스랑 다르게 주루와 수비가 확실히 된다. 중견수 수비도 (박)해민이가 잘하지만, 힐리어드는 키가 커서 펜스 위로 넘어갈 것 같은 타구도 점프해서 잡아낸다. 주루에서는 보폭이 커 몇 번 뛰면 어느새 홈에 들어와 있다"고 감탄했다.

선수로서의 태도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평소에도 주목받지 못한 KT 선수가 있으면 팔불출처럼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못 말리는 사령탑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내심 속상했던 이 감독은 "힐리어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점잖고 인성도 좋다. 플레이에 진지하고 정말 열심히 한다"라며 "공격과 수비가 모두 좋은, 다시 못 볼 최고의 선수다. 오늘 칭찬한 것을 싹 다 내보내 달라"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주목도는 때로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힐리어드의 이름 역시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팀과 선수들의 활약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나가곤 했다. 그러나 힐리어드는 묵묵히 홈런을 치고, 넓은 외야를 커버하면서 상대의 빈틈을 발견하면 한 베이스를 더 달렸다. 화려한 숫자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까지 더하면 힐리어드는 더 이상 MVP로서 언급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선수다.

사령탑은 기록에 모두 담기지 않는 힐리어드의 가치까지 제대로 평가받기를 바랐고, 선수도 그 마음을 안다. 힐리어드는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덕분에 매일 편안하게 타석에 서고 있다.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집중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KT 샘 힐리어드가 1일 수원 한화전을 승리한 뒤 스타뉴스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샘 힐리어드가 1일 수원 한화전을 승리한 뒤 스타뉴스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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