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이한범(24, 클뤼프 브뤼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은 난타전 끝에 패했지만, 이한범은 경기 최다인 114차례 볼 터치와 9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클뤼프 브뤼허는 9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허의 얀 브레이덜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6-202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아스톤 빌라에 2-3으로 패했다.
FC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한범은 2023년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미트윌란에서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경험했지만 본선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후 클뤼프 브뤼허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적 직후부터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고, 마침내 별들의 무대 본선 데뷔까지 이뤘다.
이한범은 브랜던 메헬러와 중앙 수비진을 구성했다. 베테랑 얀 조머가 골문을 지켰고 키리아니 사베와 호아킨 세이스가 양쪽 측면 수비를 맡았다. 니콜로 트레솔디가 최전방에 나섰다.
빌라는 니콜라 잭슨을 공격수로 세웠고 에밀리아노 부엔디아, 존 맥긴, 조지 헤밍스가 뒤를 받쳤다. 부바카르 카마라와 주앙 고메스가 중원을 구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빌라가 앞서 나갔다. 전반 11분 파우 토레스가 공을 몰고 브뤼허의 중원을 돌파한 뒤 측면으로 패스했다. 맥긴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브뤼허는 전반 19분 균형을 맞췄다. 얀 비르힐리가 왼쪽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문전으로 쇄도한 후고 베틀레센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빌라는 3분 만에 다시 앞섰다. 잭슨의 감각적인 뒤꿈치 패스를 받은 주앙 고메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공을 내줬다. 부엔디아가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1을 만들었다.
이한범은 빌라의 공세를 잇달아 막아냈다. 헤밍스의 슈팅을 두 차례 몸으로 차단하며 추가 실점을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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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3분 빌라가 한 골 더 달아났다. 토레스가 브뤼허 진영으로 길게 걷어낸 공을 조머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페널티 박스 밖까지 뛰쳐나왔다. 잭슨이 조머보다 먼저 머리로 공을 건드린 뒤 빈 골문에 밀어 넣었다. 빌라는 전반을 3-1로 마쳤다.
브뤼허는 후반 16분 추격에 나섰다. 세이스의 크로스가 애런 완-비사카의 팔에 맞았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트레솔디가 골키퍼를 속이고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차 넣었다.
한 골 차로 따라붙은 브뤼허는 빌라를 몰아붙였다. 트레솔디의 헤더가 골대를 때렸고, 위고 베틀레센의 슈팅은 스즈키 자이온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한범도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맡았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으로 정확하게 공을 전개했고, 이어진 크로스를 트레솔디가 헤더로 연결했다. 그러나 슈팅이 스즈키 정면으로 향하면서 마지막 기회가 무산됐다.
경기는 빌라의 3-2 승리로 끝났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빌라는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공격 부진을 씻어냈다.
브뤼허는 패했지만 이한범의 경기력은 준수했다. 축구 통계 업체 ‘풋몹’에 따르면 이한범은 90분 동안 경기 최다인 114차례 공을 만졌다. 패스 100개 가운데 94개를 동료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94%의 성공률을 기록했고, 공을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제 몫을 했다. 이한범은 걷어내기 6회와 가로채기 2회, 태클 1회, 볼 회수 4회를 기록했다. 수비적 행동은 11회로 양 팀 공동 최다였다. 공중볼 경합에서는 네 차례 모두 승리하며 100%의 성공률을 남겼고, 상대의 드리블 돌파도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조머의 불안한 판단은 브뤼허에 치명적이었다. 특히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무리하게 골문을 비우고 전진했다가 잭슨에게 허무하게 득점을 내줬다.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는 빌라의 세 골 가운데 두 골이 조머의 실책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팀의 패배로 웃지는 못했지만 이한범은 빌드업과 공중볼 경합, 수비 지표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한국인 수비수 이한범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경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