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떼고 경기력만 볼 것" 모레노 새 감독이 밝힌 '선수 선발 철학'... 김민수 등 '최초 발탁' 이유 있었다 [현장 일문일답]

"이름값 떼고 경기력만 볼 것" 모레노 새 감독이 밝힌 '선수 선발 철학'... 김민수 등 '최초 발탁' 이유 있었다 [현장 일문일답]

천안=박재호 기자
2026.09.14 15:14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름값이 아닌 경기력을 기준으로 한 선수 선발 철학을 밝혔다. 이번 1기 명단에는 손흥민, 이강인 등 기존 핵심 자원과 함께 김건희, 박태준, 김민수 등 3명의 선수가 최초로 발탁되었다. 모레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9월과 10월에 걸쳐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을 상대로 6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모레노 사단의 코칭 스태프  8인의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모레노 사단의 코칭 스태프 8인의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새롭게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트 모레노(49)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기 명단 발탁 배경을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오후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A매치 9~10월(6연전) 대표팀 명단 발표 및 취임 기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와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통 코치,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 조용형 코치, 이재홍 피지컬코치가 함께 자리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모레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저를 믿고 맡겨준 대한축구협회에 감사하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 대한민국 국민들과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에게 첫 경기라는 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영광이다. 성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정직한 자세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 팬들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30명으로 꾸려진 '모레노호 1기'에 깜짝 발탁은 3명이나 됐다. 손흥민(LAFC), 이강인(아틀레티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유럽파들이 예상대로 승선한 가운데 김건희(인천), 박태준(김천 상무), 김민수(레인저스)가 최초 발탁의 기쁨을 누렸다.

구성윤, 정승원, 최준 등 K리그 1위 FC서울 선수들도 오랜만에 재발탁 됐다. 반면 관심을 모은 이승우(전북 현대)는 제외됐다.

레인저스 공격수 김민수. /사진=레인저스 공식 SNS 갈무리
레인저스 공격수 김민수. /사진=레인저스 공식 SNS 갈무리

모레노 감독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하나 있다. 대표팀에 오는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경기력'이라는 점이다. 모든 한국 선수가 자신들이 계속해서 관찰 대상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선수들의 이름이나 과거 업적이 아니라, 지금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24일 에콰도르(수원월드컵경기장)와 데뷔전을 치른 뒤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를 상대한다. 이어 10월 2일 베네수엘라(울산문수경기장), 6일 우즈베키스탄(용인미르스타디움)을 상대한다.

스페인 출신의 모레노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공석이 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에 사상 첫 공개 채용을 거쳐 선임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스페인 지도자로서 오는 11월까지 6번의 A매치를 지휘한다.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음은 모레노 감독과 일문일답.

먼저 본인과 코칭스태프를 믿고 맡겨준 대한축구협회에 감사하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 대한민국 국민들과 축구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에게 첫 경기라는 점,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영광이다. 성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정직한 자세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 팬들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기본적으로 대표팀 선발은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다.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고, 대표팀에 뽑힐 자격이 충분한데도 이번에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축구적인 기준이다. 우선 약 1,700명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러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수들을 추려 나갔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 축구에 가장 잘 맞는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 한국 선수들의 특성과 프로필을 정의해 선발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코칭스태프와 함께 논의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결정했다. 우리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하나 있다. 대표팀에 오는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경기력'이라는 점이다. 모든 한국 선수가 자신들이 계속해서 관찰 대상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선수들의 이름이나 과거 업적이 아니라, 지금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하는 균형 잡힌 선수들을 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눈을 마주쳤을 때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선수상이다.

-구상 중인 경기 모델에 대한 설명과 짧은 소집 기간 내 구현 가능성은?

▶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 보니 국가대표팀에서 특정 경기 모델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클럽팀에서도 하나의 경기 모델을 완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훈련이 필요한데, 대표팀은 훈련하고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더욱 어렵다. 그래서 내 경험상 국가대표팀에서는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이미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아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선발 과정에서 포지션별 역할을 매우 명확하게 정의했다. 대표팀에 가장 적합한 경기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각 포지션 선수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했고, 그 능력과 특성을 갖춘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우리가 활용하려는 모델은 4-4-2다.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K리그 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었고, 현재 가장 유용하게 많이 활용되고 있어 선택했다. 소집 기간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수들에게 발탁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각자가 잘하는 부분과 개선해야 할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교정과 보완을 해주는 것이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흥민의 활용 계획과 새롭게 발탁된 김건희, 박태의 장점은?

▶ 경기에 나가기 전에 먼저 선수들에게 내 결정을 전달하고 직접 소통한 뒤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손흥민 선수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고, 내 생각에도 세 가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선발했다. 방금 언급된 두 선수(김건희, 박태준)는 현재 소속팀에서 자기 포지션이 매우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소속팀에서 그 포지션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대표팀에 선발했다.

-직전 북중미 월드컵 경기 리뷰 후 파악한 아쉬웠던 점과 앞으로 부각할 부분은?

▶ 기본적으로 동료 감독들의 업무를 존중한다. 내가 가진 원칙 중 하나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나 실수에 대해 외부가 아니라 팀 내부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해당 경기들을 충분히 분석했고, 특히 선수 파악을 목적으로 면밀히 살펴봤다. 하지만 전임 감독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무엇을 개선해야 했는지 공개적으로 평가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은 마지막 10경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현재 팀 내에서 보여주는 경기력과 역할들을 철저히 바탕으로 발탁했다.

-과거 지적된 대표팀의 내부 분위기 및 멘탈 문제에 대한 파악과 개선 방안은?

▶ 관련 내용들을 명확하게 전달받아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일들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배움의 계기로 삼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패배했을 때는 여러 문제가 부각되는 반면, 승리하면 많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의 임무는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과 조건에서 제대로 준비하고 지원받아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는 것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화를 하나 말하고 싶다. 지난주에 열 살인 아들이 축구를 하다가 발목 연골을 다쳐 한 달 동안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럽고 힘든 일이었는데, 그때 아들에게 해준 말이 바로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정신이다. 아들이 다친 날부터 매일 밤 잠들기 전 내게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라고 말했다. 나 역시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 굳이 한 달 후를 생각할 필요 없이 당장 현재 상황에 집중해서 앞으로 한 발 딛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힘을 주었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한국 축구 팬들이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다 같이 일어서서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김민수, 정승원 등 발탁 이유와 이승우의 명단 제외 이유는?

▶ 선발한 선수들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뽑히지 않은 수많은 선수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한다면 끝이 없을 것이다. 앞선 답변처럼 선수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은 공개적인 자리보다 해당 선수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탁된 선수들은 최근 10경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과 역할에 집중해서 선발했다.

-과거 러시아 소치 시절 불거진 '챗GPT 선수 발탁' 루머에 대한 입장은?

▶ 우선 완전히 가짜 뉴스라고 말하고 싶다. 구단과 선수들에 의해서도 완전히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부정적인 부분만 퍼져나가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나는 축구에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축구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기술 덕분이었다. 10분만 조사해 봐도 그 주장이 완전히 맥락에서 벗어난 악의적인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개인 웹사이트에도 당시의 모든 과정과 거짓말이 만들어진 배경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오늘날 가짜 뉴스와 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점이다. 내 경험상 경기 내용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결국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우리가 해야 할 축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정답이다. 21일 첫 소집부터 선수들과 함께하며 각자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설명해 나갈 것이다.

질문의 취지와 팬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오늘같이 뜻깊은 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처음 갖는 뜻깊은 기자회견에서 이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고 싶지는 않다. 이 문제는 오늘 자리에서 부차적인 사안이고, 지금은 우리 팀과 선수 선발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 따로 상세히 설명하겠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