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시즌 가을야구에서 헌신적인 투혼으로 '엘동원(LG의 최동원)'이라 불렸던 우완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1)의 불굴의 메이저리그 생존기가 고국 베네수엘라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스포츠 매체 '엘 에메르헨테(El Emergente)'는 18일(한국시간) "에르난데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9개월 사이 무려 네 번이나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회전문' 행보 속에서 2년간의 공백과 수많은 부상을 딛고 빅리그 복귀에 대한 행보를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팬들에게 에르난데스는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외인 투수다. LG 팬들에게는 엘리라는 애칭을 얻은 에르난데스는 지난 2024시즌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당시 5경기에 전 경기 등판해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라는 경이적인 철벽 투구를 펼쳤다. 팀을 위해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던 고(故) 최동원을 연상시킨다 하여 팬들로부터 '엘동원'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특유의 투혼과 끈기는 미국 무대 복귀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됐다. '엘 에메르헨테'는 엘리가 2018년 빅리그 데뷔 후 2023년까지 겪은 혹독한 부상 잔혹사를 조명했다.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을 포함해 5년 동안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것만 9차례에 달하며, 병원과 재활군에서 보낸 시간만 총 466일(1년 101일)에 이른다.
부상 사유도 기상천외했다. 2018년 치아 감염과 손가락 물집으로 결장했고, 2020년에는 광배근 긴장으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021년에는 어깨 부상 복귀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다 3루에서 홈으로 주루 플레이 중 오른쪽 대퇴사두근을 다쳐 다시 2개월간 이탈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2026시즌 애틀랜타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로 합류한 엘리는 개막 엔트리 진입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7월 말 빅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복귀 후 세 차례나 양도지명(DFA) 통보를 받고 매번 FA 시장에 나갔지만, 그때마다 다시 애틀랜타와 마이너 계약을 맺는 '무한 루프' 끝에 빅리그 마운드를 지켜냈다.
지독한 집념은 빅리그 역사에 남을 진기록으로 이어졌다. 엘리는 이번 시즌 애틀랜타 소속으로 치른 첫 3경기에서 2승 1세이브를 따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매체는 "공식 세이브 제도가 도입된 1969년 이래, 특정 팀 이적 후 첫 세 차례 등판에서 2승과 1세이브를 동시에 수확한 투수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엘리가 역대 11번째"라고 전했다. 현 소속은 산하 트리플A에 있지만 메이저리그 성적은 4경기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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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엘 에메르헨테'는 "이것이 바로 에르난데스가 언제나 돌아가고 싶어 했던 무대인 '빅 쇼'로 복귀하기까지 걸어온 길고도 험난했던 여정"이라며 숱한 부상과 방출의 시련을 이겨낸 그의 집념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