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메달을 따서 정말 다행이긴 하지만..."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을 받자,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을 이끄는 박치왕(57) 감독은 축하의 마음 뒤편에 남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가적인 경사이자 선수 개인에게는 더없는 영광이지만, 당장 다음 시즌 팀을 꾸려가야 하는 상무 사령탑으로서는 복잡한 속내가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불펜 우완 투수 최준용(25)이다. 최준용은 상무에 합격한 상태에서 이번 대표팀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박치왕 감독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울산 웨일즈와 '2026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준용 선수가 상무에 합격이 됐는데, 병역 혜택 때문에 안 오게 됐다"며 "그렇게 되면 투수 한 명을 덜 뽑게 되는 셈이다. 추가 충원이 안 되다 보니 솔직히 조금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 감독은 "선수가 메달을 따서 자존심도 생기고 개인에게는 천만다행인 일"이라면서도 "팀을 꾸리는 입장에서 안 와버리면 그 자리는 충원이 안 된다. 차라리 오기 전에 미리 지원을 안 하고 대표팀에 100% 올인했으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라도 가고)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상무 야구단은 규정상 합격자가 입대를 포기하더라도 대체 선수를 즉각 추가 선발할 수 없는 구조다.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못할 뿐 아니라, 합격자 이탈로 인한 결원은 고스란히 팀의 몫으로 남는다. 1년에 단 두 번 진행되는 선발 시스템 속에서 30여 명 남짓한 적은 인원으로 한 시즌 120여 경기를 버텨내야 하는 상무 입장에서 투수 한 명의 공백은 마운드 전체의 과부하로 이어진다는 고충도 있었다.
박 감독은 "밖에서는 상무에 좋은 선수들이 오니까 당연히 성적이 나는 줄 알지만, 매년 엔트리가 바뀌고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남은 선수들을 잘 추슬러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야구 대표팀의 영광과 금메달 소식을 진심으로 반기면서도, 충원 없이 텅 비어버린 엔트리 한자리를 바라봐야 하는 상무 사령탑의 짙은 고뇌가 묻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