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운 성적이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 48년 역사상 처음으로 노골드 수모에 빠졌다.
오예진(23)은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쿰쿰 아닐 모호드(17·인도)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5-6(29-27 29-29 29-30 28-27 28-30 8-10)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양궁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한국 여자 양궁이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통틀어 '노골드'에 그친 것은 48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리커브 종목만 한정해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정상을 놓친 초유의 결과다.
한국 여자 양궁은 전날 열린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모호드가 버틴 인도에 3-5로 무릎을 꿇으며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이어오던 아시안게임 단체전 8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혼성 단체전마저 동메달에 그친 대표팀은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여자 개인전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었다.

개인전마저 인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예선 랭킹 라운드에서 대회 신기록(685점)을 세웠던 에이스 강채영(현대모비스)이 8강에서 모호드에게 덜미를 잡히며 조기 탈락했고, 대표팀 막내 오예진이 8강과 4강을 연파하며 결승까지 올랐으나 끝내 모호드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결승전 흐름은 팽팽했다. 오예진은 1세트를 29-27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를 29-29로 비긴 뒤 3세트를 29-30으로 내줬으나 4세트에서 28-27로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 5-3으로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승부는 마지막 순간 뒤집혔다. 5세트에서 모호드가 3발 모두 10점을 꽂아 넣으며 30-28로 승리, 승부를 5-5 원점으로 돌렸다. 단 한 발로 금메달의 주인공을 가리는 슛오프에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오예진의 첫발이 8점에 그친 반면, 모호드가 10점 엑스텐(X10)을 명중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모두 결승 무대를 밟고도 2개의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오예진의 패배와 함께 한국 여자 양궁의 무관 굴욕도 최종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