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통산 900경기를 넘어선 베테랑 우규민(41·KT 위즈)이 건넨 글러브 한 개가 신인 김단(18·휘문고)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됐다.
김단은 최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신인 선수단 행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우규민 선배님이 이정훈(32) 선배님을 통해 글러브를 주셨다. 따로 찾아가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규민 선배님은 '네가 이 글러브를 쓸지 안 쓸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나는 무조건 쓸 생각이다. 1군에 올라갈 때까지 그 글러브로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김단은 지난달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5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은 우완 투수다. 순번만 놓고 보면 후순위 지명이지만, KT가 바라보는 가능성은 작지 않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가지고 있는 원재료가 눈에 띈다. 김단은 휘문고 1학년까지 외야수로 뛰다 오랜 고민 끝에 투수로 방향을 틀었다.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선 기간은 길지 않지만, 트랙맨 기준 직구 회전수가 꾸준히 2500rpm 이상, 최고 2600rpm까지 측정됐다.

KT 역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팀장은 드래프트 직후 "모든 데이터 수치가 상당히 높다. 프로 평균치 이상"이라며 "투수로서 잘 다듬으면 여러 가지 매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단에게는 그만큼 특별했던 지명 순간이었다. 그는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와 드래프트를 같이 보고 있었다"며 "나를 호명하시기 전에 타임을 하셨고 마이크를 잠깐 내려놓으셨는데, 그러다가 '김단'이라는 단어가 어렴풋이 들렸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그런데 '지명하겠습니다, 휘문고 투수 김단'이라는 이름이 불렸고 엄청나게 울었다"라고 떠올렸다.
투수 전향 이후 시간이 짧았기에 불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보여준 표본 자체가 다른 투수들보다 적었다. 그러나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김단은 "아쉬움은 조금 있지만 내가 했던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투수로 바꾸고 나서도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며 "하루하루 그렇게 하다 보니 드래프트 때도 되든 안 되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끝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재미있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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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도 가장 믿는 무기는 역시 직구다. 김단은 "직구 회전이나 구위가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봤을 때 '쟤 뭐지?'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롤모델도 KT에서 찾았다. 국가대표 마무리 박영현(23)이다. 김단은 "박영현 선배님을 고등학교 때도 많이 봤다. 나처럼 직구로 많이 승부하시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보고 배우려고 했다"며 "마운드에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휘문고 직속 선배인 우규민도 빼놓을 수 없다. 김단은 "우규민 선배님도 많이 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박영현은 강한 직구로 정면승부를 펼치는 KT의 마무리고, 우규민은 오랜 시간 자신의 장점을 살려 KBO 리그에서 살아남으며 우완 투수 최초 900경기 출장을 넘어선 베테랑이다. 이제 막 프로에 첫발을 내딛는 김단에게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김단은 포크볼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잠시 내려놓고 현재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을 다듬고 있다. 많은 것을 한 번에 가지기보다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직구를 중심으로 프로 무대에 맞는 투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밖에서 바라본 KT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김단은 "확 튀는 느낌이라기보다 KT만의 분위기나 색깔이 확고한 팀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투수들도 많고 이강철(60) 감독님이 투수를 잘 키우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KT에 지명돼 정말 감사했고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