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신한은행 가드 김지영이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1개가 모자란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경기 후 최윤아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칭찬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많이 혼냈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최윤아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1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 3·4위전에서 청주 KB를 76-54로 꺾었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이번 대회를 3위로 마무리했다. 박신자컵이 국제대회 형식으로 개편된 2023년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오른 데 이어 3위까지 차지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승리의 중심에는 김지영이 있었다. 포인트가드로 나선 김지영은 13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1개만 더 추가했다면 트리플더블을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전천후 활약이었다.
홍유순도 16점 9리바운드를 올렸고, 노구치 사쿠라는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그런데 경기 후 김지영에 대한 질문을 받은 최윤아 감독은 예상 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선수 시절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레전드 가드' 최 감독은 "사실 경기 끝나고 지영이를 많이 혼냈다"고 밝혔다.
13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이라는 기록만 놓고 보면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최 감독이 바라보는 기준은 단순한 개인 기록이 아니었다.
최 감독은 "경기를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 팀의 포인트가드를 맡겼기 때문에 경기 과정에 있어서 책임감을 많이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지영이가 잘해준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더 살려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저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잘했기 때문에 더 요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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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은 이번 대회에서 신한은행의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으며 공격 조율부터 리바운드, 수비까지 여러 역할을 소화했다. 특히 이날 KB전에서는 리바운드를 무려 13개나 잡아내며 골밑 싸움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새 시즌 중요한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최 감독도 김지영의 성장을 인정했다. 그는 "작년보다 안정적이라는 표현보다는 이제 어떤 부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도 많이 깨달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요구하는 부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감독이 김지영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선수 시절부터 강한 승부욕으로 유명했던 최 감독은 '지지 않는 자세'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최 감독은 "제가 농구를 얼마나 잘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수 때부터 딱 하나, 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실력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누가 더 이기려고 부딪히고, 누가 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특히 여자농구에서는 그런 부분이 조금씩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농구 철학을 밝혔다.
기술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최 감독은 "그런 부분이 우선돼야 그 위에 기술을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술도 없는데 그런 자세조차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입히려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은 이날 기록만 놓고 보면 흠잡기 힘든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최윤아 감독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13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고도 혼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