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령탑' 확실히 다르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명장' 마나베 효과 [여수 현장]

'일본인 사령탑' 확실히 다르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명장' 마나베 효과 [여수 현장]

여수=김명석 기자
2026.10.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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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새로 부임한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의 포커페이스와 긍정적인 마인드 덕분에 범실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마나베 감독은 작전타임이나 세트 종료 후 선수들끼리 소통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며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소통 방식을 보여주었다.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감독의 위상을 확인한 선수단은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새 시즌의 비상을 준비하며 컵대회 첫 승리를 거두었다.
마나베 마사요시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마나베 마사요시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범실을 하더라도 별다른 제스처가 없으세요. 선수들이 괜히 눈치 볼 이유도 없습니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 베테랑 임명옥(40)이 웃으며 말했다. 새로 부임한 일본인 사령탑 마나베 마사요시(63) 감독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다. 그는 지난 시즌 '적장'으로 경험했던 요시하라 도모코(56) 흥국생명 감독을 떠올리며 "일본인 감독님들 특유의 그런 게 있다. 요시하라 감독님도 어이없는 범실이 나오더라도 표정 변화가 없었는데, 우리 감독님도 그렇다"고 했다. 박은서(26) 역시 "워낙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신다. 안 되면 다른 걸로 풀어가기 때문에 부담감은 많이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한국인 감독들이 선수들의 범실에 모두가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범실이 나왔을 때 국내 감독들은 순간적인 제스처나 표정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고, 선수들 입장에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코트를 누벼 온 베테랑 임명옥의 눈에 두 일본인 사령탑의 '철저한 포커페이스'는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이를 전해 들은 요시하라 감독은 "선수에게 표정을 보여주면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나베 감독 역시도 다르지 않을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작전타임이나 세트가 끝났을 때 선수들끼리 먼저 소통할 시간을 주는 것도 마나베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진 IBK기업은행 선수단 풍경이다. 박은서는 "결국 소통이 중요한데, 저희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점이 좋다"고 했다. 임명옥도 "타임을 부르거나 세트가 끝날 때마다 저희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주신다. 다른 선수들도 그게 너무 좋다고 한다. 결국 경기하는 건 선수들인데, 대화하는 시간이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IBK기업은행 박은서(왼쪽)와 임명옥. /사진=김명석 기자
IBK기업은행 박은서(왼쪽)와 임명옥. /사진=김명석 기자

더구나 마나베 감독이 일본에서 크게 인정받는 명장이라는 사실을 선수단이 몸소 체험한 터다. 마나베 감독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일본 여자배구의 동메달을 이끈 사령탑이다. 선수단은 앞서 일본 히메지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사령탑의 현지 위상을 제대로 느꼈다. 선수들 사이에서 '히메지의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정도.

임명옥은 "전지훈련을 많이 다녀봤지만, 프로팀 전지훈련에 시 차원에서 저희를 챙겨줬다. 감독님이 다르게 보였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현지에서) 아는 사람이라거나 친분이 있다는 걸 전혀 과시하지 않으셨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마나베 감독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장난도 자주 치고, 미팅을 할 땐 중요한 키워드를 한국어로 재차 강조한다. 감독에 대한 선수단 신뢰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선수들도 마나베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정규리그 5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새 시즌을 앞두고 마나베 감독을 전격 선임한 배경이다. 마침 IBK기업은행은 11일 컵대회 첫 경기에선 신생팀 SOOP을 3-0으로 완파하며 힘차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마나베 감독은 "첫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나베 마사요시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마나베 마사요시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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