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복무를 마치고 프로 무대로 돌아갈 날이 코앞인데 오히려 아쉽다는 반응이다. 롯데 자이언츠 특급 유망주 전미르(21·국군체육부대)가 상무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보며 뜻밖의 소감을 밝혔다.
전미르는 최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설레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며 "상무에서 보낸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미르는 경북고 시절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다. 2023년 고교 무대에서 투수로 1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 타자로는 27경기 타율 0.346(81타수 28안타) 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32를 기록했다. 경북고의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까지 이끌었다.
투타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투·타 겸업을 꿈꾸는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롯데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그를 지명했고, 계약금도 3억 원을 안겼다.


프로에서도 출발은 화려했다. 김태형(59) 당시 롯데 감독의 선택에 따라 투수에 집중한 전미르는 고졸 신인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데뷔 후 첫 7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4월 중순까지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단숨에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련도 빨리 찾아왔다. 5월 말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그해 6월 15일 LG 트윈스전을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데뷔 첫해 최종 성적은 36경기 1승 5패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88이었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도 찾아왔다. 재활에 전념했지만, 회복이 더뎠고, 결국 2024년 12월 내측 측부인대 수술을 받았다. 이듬해 5월에는 스스로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수술 이후 재활과 군 복무를 함께 소화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 선택은 전미르에게 기대 이상의 시간을 선물했다. 전미르는 상무 입대 결정에 "지금 생각해도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말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됐다. 상상 이상으로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셨다. 아직 배울 게 많은데 벌써 나와야 한다는 게 아쉽다. 정말 더 배우고 싶은 게 많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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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치왕(57) 상무 감독의 지도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전미르는 "감독님은 선수가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주시는 스타일이다. 한마디씩 해주시는데 정확하게 짚어서 말씀해주신다. 그래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무에서 투구 메커니즘과 피칭 디자인을 다시 정립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투수로 16경기에 등판해 15⅔이닝 동안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15피안타 9볼넷 13탈삼진으로 재활 이후 실전 감각도 끌어올렸다.
전미르는 "아직 만족할 때는 아니다. 다만 내가 추구하는 메커니즘이나 피칭 디자인이 어느 정도 정립된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관리를 잘해주셔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처럼 다시 타자로도 나섰다. 올해 상무에서 퓨처스리그 24경기에 나서 타율 0.128(39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서의 성적에 비하면 아쉬웠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 모두 좋았다. 그동안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렇게 잘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를 배우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상무에서는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배웠다. 특히 역도 선수에게 스내치와 클린 등 폭발적인 힘을 기르는 운동을 배워 훈련에 활용했다. 그는 "상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하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역도 선수인 형에게 많이 배웠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 교류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웃었다.

새로운 구종도 준비하고 있다. 전미르는 "(진)승현이 형에게 킥 체인지업을 배워 1년 정도 연습하고 있다. 아직 잘 안되지만, 언젠가는 손에 맞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계속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롯데로 돌아갈 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입대 당시와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과 결별하고 이동욱(52)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전미르는 "복귀하면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감독님인지 옆에서 잘 지켜보면서 적응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투타겸업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전미르는 "내가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전역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야구밖에 없다"며 활짝 웃었다.
전미르는 "딱히 없는 것 같다. 휴가 때 하고 싶은 건 다 했다. 이제 나가면 야구를 열심히 해야 한다. 야구만 죽도록 해서 롯데도 가을야구를 갈 수 있게 하려 한다"라며 "상무에서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잘 안되더라도 배운 게 있고 깨달은 게 있으니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