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8㎝ 신인 OH가 미들블로커로 데뷔한다니... 1R 유다은 향한 김영래 감독 파격 구상 "외발 공격이 필요하다"

176.8㎝ 신인 OH가 미들블로커로 데뷔한다니... 1R 유다은 향한 김영래 감독 파격 구상 "외발 공격이 필요하다"

김동윤 기자
2026.10.3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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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김영래 감독은 2026~2027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아웃사이드히터 유다은을 미들블로커로 기용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을 밝혔다. 배유나의 이적과 이지윤의 부상으로 중앙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속공과 외발 공격 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결정이다. 김 감독은 유다은과 2라운드 지명자 김현아를 조기에 실전에 투입하여 장기 레이스에 대비할 계획이다.
근영여고 유다은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1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근영여고 유다은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1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된 한국도로공사 김영래(45) 감독이 1라운드 신인 유다은(18·근영여고)을 당장 미들블로커로 활용하겠다는 뜻밖의 구상을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유다은을 지명했다. 이어 2라운드 4순위로 중앙여고 미들블로커 김현아(18), 3라운드 4순위로 선명여고 리베로 나민지(19)를 선택했다.

키 176.8㎝의 유다은은 아웃사이드히터와 아포짓스파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18세 이하(U-18) 청소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프로 첫 시즌은 공격수가 아닌 미들블로커로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29일 스타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 순번에 키가 큰 공격수들도 남아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빠르게 속공을 뛰고 외발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며 "우리는 리시브가 잘 되는 팀이다. 공격력이 있으면서 속공을 때릴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다은은 서브도 강점이 있다. 모마, 강소휘와 함께 세 명이 강한 서브를 때리고 나머지 세 명은 범실 없이 넣는 식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우리의 구상이 맞아떨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윤(한국도로공사)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지윤(한국도로공사)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실제로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중앙 사정은 넉넉하지 않다. 지난 시즌까지 중앙을 지켰던 베테랑 배유나(37)가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여기에 2025~2026시즌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이지윤(19)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기존 미들블로커들에게 부담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지윤의 공백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이지윤은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한국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에 힘을 보탰다. 흥미롭게도 당시에는 배유나의 부상이 기회였다. 배유나가 지난해 10월 어깨 탈구로 이탈하자 이지윤이 빈자리를 메웠다. 이후 한 박자 빠른 속공과 이동 공격,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성장했고, 결국 생애 처음 영플레이어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한 시즌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배유나는 팀을 떠났고 이지윤도 부상으로 빠졌다. 김세빈(21)과 김현지(29) 등을 중심으로 중앙을 꾸려야 하는 김 감독에게 신인 보강은 선택이 아닌 당면 과제가 됐다. 김 감독은 "기존 선수(이지윤)가 돌아오면 아포짓이나 아웃사이드 히터로 빠질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미들블로커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공격수에서 미들블로커로의 전환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 무대의 빠른 공격에 대응하려면 상대 세터의 수를 읽는 능력과 블로킹 타이밍, 손 모양 등을 새롭게 익혀야 한다. 김 감독도 "많이 가르쳐야 한다. 고등학교 때와 프로팀의 센터 블로킹은 다르다. 일단 블로킹에서 한 자리를 떠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 팀에는 외발 공격이 많이 없다. 외발 공격의 비중을 조금 높이려고 지명했다"고 강조했다.

중앙여고 김현아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2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김동윤 기자
중앙여고 김현아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2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김동윤 기자

빠른 실전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김 감독은 "유다은은 백어택도 때리고 공격을 잘한다. 드래프트 다음 날(29일) 훈련을 시켜봤는데 괜찮았다"며 "첫 경기에는 들어가기 조금 힘들겠지만, 그다음 경기부터는 조금씩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센터 두 명만으로 장기 레이스를 치르기에는 부상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선택한 김현아에게도 기대를 걸었다. 신장 178.1㎝로 미들블로커 중에서는 작은 편이지만, 블로킹 이후 움직임과 배구 센스가 장점이라는 평가다. 김 감독은 "가운데에서 블로킹하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괜찮았다. 점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움직임이나 블로킹 이후 동작이 좋았다"며 "팔도 굉장히 길다. 언더로 공을 연결하는 능력도 나쁘지 않아 잘 만들어 보면 괜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현아 역시 지명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김현아는 드래프트 직후 스타뉴스와 만나 "사실 뽑힐 줄도 몰랐다. 너무 긴장해서 단상에서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의자에 앉고 나서야 프로에 뽑혔다는 것이 실감 났다"고 웃었다. 이어 "올해 초에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 후반기에 동료들 덕분에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공격적인 부분이 많이 발전했다. 승부욕만큼은 자신 있다. 프로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중앙여고 김현아(가운데)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2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중앙여고 김현아(가운데)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의 2라운드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김 감독의 신인 활용 계획은 정식 감독 선임 직후 공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9일 김영래 감독대행의 정식 감독 승격을 발표했다. 지난 4월 김종민 전 감독과 결별한 뒤 약 7개월 만에 정식 사령탑 체제로 전환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을 물려받아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에 3전 전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준비하며 선수단을 정비했고, 최근 여수 KOVO컵에서는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한국도로공사는 조별리그에서 GS칼텍스를 3-1, 현대건설을 3-0으로 꺾었고 준결승에서도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제압했다. 비록 결승에서는 GS칼텍스에 2-3으로 역전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구단은 김 감독의 선수단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제 정식 감독으로 맞는 첫 시즌이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33·등록명 모마)와 강소휘(29), 새 아시아쿼터 우치세토 마미(35·등록명 마미)를 앞세운 공격진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중앙의 공백을 메우고 장기 레이스를 버틸 선수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31일 GS칼텍스와 2026~2027시즌 V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김영래 정식 감독 체제의 첫 경기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과 최근 컵대회 결승에서 패했던 상대와 재대결이다. 김 감독은 "신인들을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뽑았다"면서도 "결국 훈련을 시켜봐야 한다. 언니들 사이에서 어떻게 버티고 이겨내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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