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둥절 강판' 원태인 "주자 없이 슈퍼스타 김도영과 붙고 싶었는데, 교체? 장난치시는 줄 알았죠" [PO3 현장]

'어리둥절 강판' 원태인 "주자 없이 슈퍼스타 김도영과 붙고 싶었는데, 교체? 장난치시는 줄 알았죠" [PO3 현장]

광주=박수진 기자
2026.10.30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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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회부터 구원 등판해 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원태인은 7회 2사 후 김도영과의 승부를 앞두고 교체되자 장난인 줄 알았다며 어리둥절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내일 경기까지 염두에 두고 원태인을 아끼기 위해 빠른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3차전을 끝나고 만난 원태인. /사진=박수진 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을 끝나고 만난 원태인. /사진=박수진 기자
역투하는 원태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역투하는 원태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사진=강영조 cameratalks@

6회부터 9회까지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올라갔던 토종 에이스는 7회 2사 후 마운드로 걸어오는 투수코치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인 줄 알았으나 진짜 교체 사인이었다. 내심 '슈퍼스타' 김도영(23·KIA 타이거즈)과의 정면 승부를 벼르고 있던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6)이 '어리둥절 강판'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삼성은 29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한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깜짝 구원 등판한 원태인이 있었다. 이번 시즌 2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7승 9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한 원태인은 삼성 선발진의 기둥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마무리투수 김재윤(36)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벤치는 원태인을 비밀리에 불펜 카드로 준비시켰다.

플레이오프 3차전서 원태인은 삼성이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잡고 있던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했으나, 김선빈을 비롯해, 김태군, 하주석을 모두 침착하게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삼성이 6-4로 다시 앞서나간 7회말에도 등판한 그는 박재현(2루수 땅볼)과 김호령(삼진)을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제 몫을 다했다.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원태인은 3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원태인의 포스트시즌 통산 4승째였다. 가을야구 구원승은 그의 커리어 최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7회 2사 후 교체 순간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시 2사 후 김도영의 타석을 앞두고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원태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은 뒤 좌완 이승민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왔다.

이에 대해 원태인은 "경기 전에는 코치님께서 6회부터 끝까지 다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9회까지 다 던질 생각으로 완급조절을 하며 던졌다"며 "7회 들어 밸런스가 잡히면서 '도영이 앞에 주자 안 깔고 승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코치님이 교체 제스처를 취하며 올라오시길래 '경기 전 얘기랑 다른데?' 싶었다.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장난치시는 줄 알았는데 진짜 공을 달라고 하셔서 살짝 어리둥절했다"며 웃었다.

결과적으로 벤치의 빠른 교체는 철저히 원태인을 아끼기 위한 계산이었다. 원태인은 "더그아웃에 들어가니 박진만 감독님께서 바로 부르셔서 '오늘 역할 너무 잘해줬다.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여기까지 하자'고 하셨다. 내일 경기까지 염두에 두고 빠른 결단을 내리셨다는 걸 알았다"고 덧붙였다.

6회 등판 직후 나성범에게 맞은 동점 홈런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돌아봤다. 원태인은 "(강)민호 형이 지난 마무리 등판 때 제 체인지업이 너무 좋았다고 느껴서 나성범 선배한테 3연속 체인지업을 요구했던 것 같다. 공이 더 잘 떨어졌어야 했는데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민호 형이 '뒤에 줄 점수 미리 줬다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고 다독여줬다. 결국 팀이 이겼으니 다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웃었다.

선발투수의 익숙했던 루틴이 완전히 깨진 가을이다. 원태인은 "솔직히 머리도 복잡하고 몸도 조금 힘들다. 선발은 정해진 날에 맞춰 컨디션을 만들면 되지만, 지금은 매일매일 언제 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래도 재밌다. 감독님께서 가장 믿는 투수로 생각하시고 최후의 보루로 써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마운드에서도 더 많이 웃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3차전을 잡은 삼성은 30일 4차전에서 시리즈 매듭을 짓겠다는 각오다. 만약 원태인이 4차전에도 등판한다면 고교 시절 이후 사실상 첫 연투가 된다.

마지막으로 원태인은 "내일 나가게 된다면 오늘은 멀티 이닝을 끌고 가느라 힘을 안배했지만, 내일은 1이닝을 무조건 힘 있는 공으로 틀어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내일은 타자들이 점수를 더 많이 뽑아서 안 나가고 이겼으면 좋겠다. 등판 못 해도 미련은 전혀 없다. 페덱 선수가 잘 던지고 타선이 터져서 깔끔하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힘을 아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원태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원태인.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사진=강영조 cameratalks@
기아 5번타자 나성범이 2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KBO리그 플레이오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 3차전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원태인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4-4으로 동점을 만든 기아타이거즈. 2026.10.2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기아 5번타자 나성범이 2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KBO리그 플레이오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 3차전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원태인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4-4으로 동점을 만든 기아타이거즈. 2026.10.2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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