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만 웃던 세상은 끝났다' 왜 MLB는 끝내 샐러리 캡을 도입하지 않나, OTT 시대에 '56년만' WS 우승이라니...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LA 다저스만 웃던 세상은 끝났다' 왜 MLB는 끝내 샐러리 캡을 도입하지 않나, OTT 시대에 '56년만' WS 우승이라니...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2026.11.0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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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스몰 마켓 팀인 밀워키 브루어스가 창단 56년 만에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밀워키와 탬파베이 레이스는 저연봉 고효율의 스몰볼 야구를 앞세워 부자 구단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전 커미셔너 버드 셀릭은 과거 샐러리 캡 도입을 시도했으나 선수노조의 반대로 무산되어 현재의 사치세 제도가 정착되었다.
밀워키 브루어스 선수들이 10월 2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밀워키 브루어스 선수들이 10월 2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다른 미국 프로스포츠와 달리 샐러리 캡이 없다. 구단의 총연봉 상한액이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MLB는 미국에서 가장 불평등한 리그 구조를 가지게 됐다. 돈 많은 부자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신 MLB는 사치세를 활용한다. 사치세의 공식 명칭은 경쟁 균형세(Competitive Balance Tax)다. 구단 연봉 총액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빅 마켓 팀'을 대상으로 사치세를 부과한다. 사치세로 거둬들인 돈 가운데 약 50%는 '스몰 마켓 팀'에 분배된다. 리그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샐러리 캡에 비하면 그 효과가 적다.

2026년 MLB 시즌에 돌입하기 전,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 여부였다. 부자 구단인 다저스가 3연패를 달성할 경우 MLB가 샐러리 캡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 이상 사치세의 배분만으로는 스몰 마켓 팀이 빅 마켓 팀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여기에는 MLB의 또 다른 특수성도 존재했다. MLB 구단의 전체 수입 가운데 지역 중계권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3%로 미국 프로스포츠 리그 가운데 가장 높다. 대도시에 자리 잡은 빅 마켓 클럽은 지역 중계권료를 바탕으로 그동안 막대한 수입을 기록해 왔다. 중소 도시에 위치한 스몰 마켓 클럽에도 지역 중계권료는 중요한 재원이었다.

문제는 OTT와 유튜브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재편되면서 케이블 TV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중계 모델이 경쟁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주로 스몰 마켓 팀이 위치한 지역 방송사들은 해당 팀의 경기 중계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도산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이는 스몰 마켓 팀에 직격탄이었다. 사치세 분배금만으로 스몰 마켓 팀이 위기를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올해 월드시리즈에는 두 스몰 마켓 팀이 진출했다. 올 시즌 MLB 구단 가운데 연봉 총액 19위와 28위에 올라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두 팀의 특징은 도루, 희생번트 등 작전 야구를 많이 구사하며 출루율을 끌어올리는 '스몰볼'이다. 탬파베이와 밀워키는 올 시즌 각각 164개(공동 2위), 162개(5위)의 도루에 성공했고, 경기당 희생번트 숫자에서도 0.29개(1위), 0.24개(4위)를 기록했다.

홈런과 장타에 덜 의존하는 이 두 팀의 짠물 야구는 일단 누상에 주자가 출루하면 1점을 얻기 위한 다양한 작전으로 완성됐다. 이는 '저연봉 고효율'의 가성비 좋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 스몰 마켓 팀의 현실적 대안이었다. 두 팀은 FA(자유계약) 선수 계약을 자제하는 대신 영리한 트레이드와 젊은 선수 육성에 힘을 쏟았다.

올해 사상 첫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밀워키 브루어스는 버드 셀릭에 의해 만들어진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워키에서 자동차 대리점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버드 셀릭은 파산 위기였던 시애틀 파일럿츠를 1970년에 인수해 브루어스의 초대 구단주가 됐다.

밀워키 브루어스가 10월 2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MLB닷컴 SNS
밀워키 브루어스가 10월 2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MLB닷컴 SNS

그는 밀워키 브레이브스가 대도시인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이전했던 1966년부터 투자 그룹을 결성해 밀워키에서 새로운 프로 야구단 창단의 꿈을 키웠다. 열혈 야구팬 버드 셀릭은 1957년 홈런왕 행크 애런 등의 대활약으로 밀워키 브레이브스가 월드시리즈 패권을 잡았던 기억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셀릭의 꿈은 1982년 달성되는 듯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을 노렸다. 밀워키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사상 첫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6, 7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연거푸 패해 고배를 마셨다.

1992년 MLB의 임시 커미셔너가 된 셀릭은 23년의 재임기간 동안 굵직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그는 MLB 팀 수를 30개로 확장했고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팀 간의 정규시즌 경기인 인터리그를 만들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참가 팀도 늘려 MLB의 수익을 극대화했다. 1995년 1조 6000억 원에 불과했던 MLB 수입은 2014년 9조 8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던 배경이다.

하지만 그의 여러 업적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수익분배 제도와 사치세를 도입해 구단 간 부의 불균형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점이다. 그는 원래 MLB에 샐러리 캡을 도입하려 했지만, 선수 연봉 규모 축소를 우려한 MLB 선수노조의 거센 반대로 실패했다. 이는 1994년 파업과 월드시리즈 취소로 이어졌다. 사치세와 수익분배 제도는 그 이후 마련된 차선책이었다.

92세인 그는 이번 월드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인 팀의 레전드 로빈 욘트에게 공을 건넸다. 스몰 마켓 팀의 영원한 대변인인 그는 지난 23일 디 애슬래틱과 인터뷰에서 MLB 구단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샐러리 캡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초대 구단주 버드 셀릭을 기리기 위해 등번호 1번을 영구결번했고, 그의 동상은 홈구장 앞에 세워져 있다. 현 밀워키 브루어스의 구단주 마크 아타나시오도 "셀릭의 피와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구단도 홈구장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점에서 56년을 기다린 밀워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셀릭에 대한 헌사다. 또한 샐러리 캡이 없는 MLB에서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가난한 구단에는 희망의 등불이 됐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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