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무대 데뷔 첫해 44개의 아치를 그리며 타점왕 타이틀까지 거머쥔 외국인 거포 샘 힐리어드(32·KT 위즈)가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밟아보지 못했던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그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힐리어드는 이번 시즌 44홈런 139타점을 기록, 경쟁자였던 르윈 디아즈(삼성·129타점)를 10개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당히 리그 타점 1위에 올랐다. 한국 무대를 평정한 기세는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힐리어드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8-7 신승을 견인했다.
공수주에서 완벽한 '원맨쇼'였다. 수비에서는 1회초 무사 1루 위기에서 상대 타자의 안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낚아채며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타석에서는 높은 코스 공을 날카롭게 공략해 안타와 타점을 쓸어 담았고, 6회말에는 큰 바운드의 내야 땅볼 때 1루까지 전력 질주해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를 얻어내며 후속 안현민의 홈런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징검다리를 놓았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현장 취재진과 만난 힐리어드는 "확실히 큰 승리였다"며 "엄청난 경기로 흘러갔다. 초반에 큰 점수 차로 앞서 나갔지만, 상대 팀(삼성)도 워낙 좋은 팀이라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1차전을 잡으며 내일 경기로 이어질 좋은 모멘텀을 만들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300경기 이상(정확히 332경기)을 소화했으나 가을야구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힐리어드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더욱 각별하다. 힐리어드는 KBO 무대의 포스트시즌 열기에 대해 "우리 팬들은 항상 열정적이지만 확실히 공기 자체가 달랐다. 경기장에서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며 "한국 야구 최고의 무대(정점)인 만큼 팬들의 엄청난 함성 속에서 뛰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생애 첫 우승 반지를 향한 간절함을 묻자 눈빛을 반짝였다. 힐리어드는 "물론 간절하다.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야구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지난 1월 호주 스프링캠프에 모였을 때부터 팀원들과 줄곧 나눠온 목표가 바로 우승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해낼 수 있다고 믿어왔고 마침내 이 자리에 와 있다. 1차전을 잡으며 기세를 탔다. 반드시 끝까지 해내서 팀원들과 값진 결실을 맺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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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열리는 2차전 선발 '텍사스 출신' 후배인 크리스 페덱(30)를 상대하는 각오 역시 담담하면서도 단단했다. 힐리어드는 "뛰어난 투수를 상대할 때 자칫 상대를 너무 과대평가할 수도 있다"며 "평소처럼 전력 분석을 하고 경기 플랜대로 임할 것이다. 타석에서 끈질기게 내 공을 노리겠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실투는 나오기 마련이고, 우리는 그 실투를 공략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