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오픈 결승 무대에 안착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7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펼쳐진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코리아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아케치 히나(일본·16위)를 2-0(21-16 21-12)으로 꺾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기 후 안세영은 "야마구치는 내가 언제 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너무 잘한다"라며 "지난해 패배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자신 있는 플레이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체력적 부담을 안고 안방 무대에 출전한 이유부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안세영은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 때보다 확실히 체력적인 부분에서 올라와 출전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흔치 않아 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다. 많은 분께서 배드민턴을 좋아해 주신다는 게 굉장히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결승전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보답드리겠다"고 팬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현장에서는 안세영을 향한 환호성이 연이어 쏟아졌다. 인상 깊었던 응원이 있었냐는 질문에 안세영은 유쾌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안세영 파이팅'도 들렸고 '초코 우유 안세영'도 들었다"며 "경기 중에 웃지만 않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장에 자리한 배드민턴 꿈나무 유망주들을 향해서는 "경기를 많이 볼수록 보는 눈이 생기고 연습에서 이용할 상황들이 많이 생긴다.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이 보러 와줬으면 좋겠고, 열렬히 응원해 줘서 너무 좋았다고 전하고 싶다"며 따뜻한 조언과 감사를 건넸다.
안세영이 8일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툴 마지막 상대는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다. 야마구치는 앞서 열린 4강전에서 린샹티(대만·18위)를 2-0(21-16, 21-12)으로 누르고 결승에 먼저 올랐다.
이번 결승전은 1년 만에 성사된 복수전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9월 수원에서 치러진 직전 코리아오픈 결승 당시 야마구치의 날카로운 공격과 끈질긴 수비에 고전하며 0-2로 완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결승전 직후까지만 해도 상대 전적에서 14승 15패로 근소하게 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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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판도는 완전히 뒤집혔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 준결승 승리를 시작으로 올해 8월 세계선수권 결승, 9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 10월 덴마크오픈 결승에 이르기까지 야마구치를 상대로 무려 10연승을 내달렸다. 통산 상대 전적도 24승 15패로 넉넉하게 뒤집어 놓았다.
파죽지세의 맞대결 우위에도 안세영은 긴장의 끈을 바짝 죄었다. 안세영은 "내가 계속 이겼다고 또 승리한다는 보장은 결코 없다"며 "지난해 패배에서 배운 게 있다면 당시 코트에서 자신 있게 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이번에는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는 플레이로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마구치와는 항상 명승부를 펼쳐왔다. 결승전에서도 내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코트 위에 쏟아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상대인 야마구치 역시 안세영에 대해 "예전에는 스피드나 피지컬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고 안세영은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지금은 신체 능력이 강해지고 공격력까지 날카로워져 약점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고 극찬하면서도 "최근엔 좀처럼 이기지 못했으나 좋은 경기를 펼치는 빈도가 늘고 있다.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겠다"며 벼르는 중이다.
현재 안세영의 기세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이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32강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36위), 16강 카루파테반 레차나(말레이시아·28위), 8강 군지 리코(일본·20위)를 잇달아 셧아웃시킨 데 이어 4강에서 아케치마저 완파하며 전 경기 무실 게임 행진으로 결승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올 시즌 71경기에서 70승 1패, 경이로운 98.6%의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전영오픈(슈퍼 1000) 결승전 패배 이후 무려 54연승의 대기록을 질주 중이다.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아시아선수권, 싱가포르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세계선수권, 중국 마스터스, 아시안게임,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에서 이미 10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안세영은 이번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꺾을 경우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단일 시즌 11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동시에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11승이라는 전인미답 금자탑을 쌓아 올린다. 아울러 2022년과 2023년 대회 우승 이후 3년 만의 코리아오픈 왕좌 탈환도 함께 완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