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여수, 고성환 기자] '세계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삼성생명) 조가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비결로는 잘하는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며 얻은 자신감과 한국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얘기했다.
서승재-김원호는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슈퍼 500) 남자 복식 4강전에서 말레이시아의 만웨이총-티카이원 조(세계 9위)를 2-0(21-17, 21-17)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경기 시간은 총 39분.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만웨이총-티카이원은 지난해 12월 세계 4위까지 올라섰던 강호다. 지난달 프랑스오픈(슈퍼 750) 결승에서는 세계 5위 고스제페이-누르이주딘 조를 2-1(13-21, 21-15, 21-7)로 제압하고 올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1게임에서 8-11로 첫 인터벌을 맞았지만, 휴식 이후 연속 5득점을 올리며 뒤집었다. 특히 두 선수가 자랑하는 끈질긴 수비력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결국 서승재-김원호는 상대의 실수와 네트 행운을 엮어 21점에 먼저 도달했다.
두 번째 게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시소게임을 펼치던 서승재-김원호는 초반 2-6으로 끌려갔으나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인터벌 이후 연속 득점을 따내며 치고 나갔고, 끈질긴 수비에 이은 서승재의 헤어핀으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서승재-김원호 조. 약 7개월 만의 우승 트로피까지 단 1승만 남았다. 코리아 오픈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둘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서승재-김원호는 지난해에만 무려 11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계적인 강자다. 2025년 초부터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첫 대회였던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정상에 올랐다. 이후 전영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 세계선수권대회, 프랑스 오픈,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등 굵직한 대회를 휩쓸었다.
올해도 출발은 좋았다. 서승재-김원호는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3월 전영오픈, 4월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하며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로는 번번이 우승을 놓쳤고, 9개 대회 연속 정상에 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가 오랜만에 정상에 오르며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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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서승재는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워낙 까다로운 플레이를 하고, 저희한테도 어려운 상대였다. 그래도 원호랑 잘 얘기하면서 잘 풀어낸 것 같아 기분 좋다. 먼 여수까지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이렇게 함성 소리를 들으니 너무 힘이 난다.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원호 역시 "이렇게 한국에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다른 대회를 뛸 때와 다르게 다가오는 거 같다. 뭔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갈수록 수비력도 호흡도 살아나고 있는 서승재-김원호 조다. 서승재는 "물론 어제 고비를 넘기다 보니까 오늘 좀 더 집중력이 살아났던 것 같다. 저희가 잘하는 플레이에 대해서 자신감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까 오늘 좀 좋은 플레이가 나왔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김원호도 "저 또한 더 잘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두면서 자신감을 점점 찾아가는 느낌이다. 또 하나하나씩 (공을) 더 받아가면서 더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1게임 막판 김원호가 헛스윙한 공이 절묘하게 라인 바깥에 떨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상대 선수는 라켓에 맞았다며 어필했지만, 판정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원호는 "원래 푸시를 때리려고 했는데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라켓을 놓쳤다. 헛스윙을 했는데 다행히 이제 아웃이 됐다"며 웃었다.
지난 7월 중국 오픈 이후 105일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된 서승재-김원호 조. 서승재는 이번 대회에서 달랐던 점이 뭔지 묻자 한국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꼽았다. 그는 "한국 팬분들의 많은 응원 덕분에 경기를 하면서 저희가 집중을 하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 다른 대회보다 흐름 자체가 팬분들 덕분에 좋게 흘러갔다"고 회상했다.
결승에서 같은 팀 소속인 강민혁-이종민 조와 집안 싸움이 성사될 수도 있다. 지난달 새롭게 호흡을 맞춘 강민혁-이종민 조(세계 173위)는 4강에서 호키 다쿠로-고바야시 유고(일본·세계 14위)와 맞붙는다.
김원호는 "오늘 준결승전 잘 치러서 내일 보자"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승재 역시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남자 복식 결승전을 한 적이 없는 거 같다. 꼭 애들이 이기고 올라와서 결승전에서 같이 뛰고 싶다. 뛰게 된다고 하면 서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 만들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