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일임매매 손실 누가 책임지나?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초보자 일임매매의 경우 증권사 직원도 책임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임매매란 무엇이며 그 문제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11월16일 10시19분에 보도한 "초보자 일임매매 손실 증권사도 책임"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일임매매란?
주식 일임매매. 자신이 주식으로 돈을 굴리기에는 자신없는 고객이 증권사 직원에게 돈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증권거래법(107조 일임매매 거래제한)상 일임매매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상당수 고객들이 일임매매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래도 전문가가 낫겠지' 하는 투자자와 주식매매 수수료에 수입이 좌우되는 증권사 객장 직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익률. 이익이 난다면 고객과 증권사 직원 모두에게 좋지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얼굴 붉히는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예사다. 특히 올들어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식 일임매매에 따른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 일임매매의 손실은 누가 책임지나?
그렇다면 일임매매에 따른 손실은 누가 책임져야 하나?
원칙적으로는 돈을 맡긴 투자자에게 손실 책임이 전적으로 돌아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일임매매약정서'를 작성한 경우 또는 '알아서 잘 운용해달라'와 같이 단순히 매매거래를 위임한다는 뜻을 전달한 경우에도 매매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에게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일임매매에 따른 손해에 대해 배상 받을수 없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가 몇가지 있다. 돈을 위탁받은 증권사 직원이 투자자 몰래 과다한 미수거래로 손해를 끼쳤을 경우, 또는 증권사 직원이 거래내역을 허위보고해 고객을 속였을 경우 등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16일 A씨가 B증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여 배상하도록 지시했다. A증권사의 직원이 매매거래를 일임받은 점을 악용해 투자자가 증권거래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수거래를 과다하게 하고, 고객에게는 현금으로만 거래하고 있거나 손실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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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그러나 "고객도 매매거래를 일임했고, 직원의 말만 믿고 매매거래를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으므로 50%의 손실을 나눠지라"고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경우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일임매매의 경우 좀처럼 배상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 임의매매도 문제
일임매매는 고객이 투자자금을 증권사 직원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공식,비공식적으로 밝힌 경우지만 임의매매는 투자를 위탁하지 않았는데도 증권사 직원이 마음대로 투자하는 경우다.
임의매매는 불법적인 행위로 고객이 피해보상을 요청하면 해당 증권사측이 이를 보상해야 한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자신이 임의매매의 피해자라고 구제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임의매매라는 주장의 상당수가 금감원 판정 결과 일임매매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들은 자신이 '잘 운용해달라'는 말을 했을뿐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 경우 '잘 운용해달라'는 말 자체가 일임매매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제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 증권사 직원도 피해자
법이 이처럼 돈을 맡긴 투자자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막무가내다.
위의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법적으로 보상을 받을수 있는 몇몇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도 대다수 투자자들은 해당 증권사 직원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항의한다.
또 현실적으로 상당수 증권사 직원들은 이같은 피해 보상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왜 그런가? 문제가 커져 고객이 금감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자신도 다치기 때문이다.
임의매매도 그렇지만 일임매매 역시 증권거래법상 명백히 규제하고 있다. 금감원 조정 과정에서 대부분 증권사측이 승리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해당 증권사 직원 역시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금감원은 "위법행위를 한 만큼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소속 증권사에 인사상 문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가벼울 경우 경고에 그치지만 심할 경우 면직도 다수 발생한다.
B증권사의 한 직원은 "올초 고객과 문제가 있어 1,000만원 가량을 물어줬다. 일임매매 계약서까지 쓰고 해서 분쟁조정까지 간다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주위 권고에 따라 돈을 물어줬다"고 털어놨다.
이 직원은 "이 고객의 경우 주식 활황기에 돈을 많이 불려줬는데도 일부 손실이 발생하자 안면몰수하고 증권사 객장에서 소리를 주며 망신을 주거나 증권사 사장 또는 금감원에 투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말썽을 피웠다"고 고백한다.
증권시장이 장기 침체국면에 돌입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