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5.35%↓, 2,000선 위협
나스닥지수가 5천선을 최초로 넘어선지 정확히 1년이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인텔의 실적악화 경고에서 촉발된 기술주의 실적악화 우려가 최근 가파른 지수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기술주 전반으로 확대되며 나스닥지수가 5.3% 폭락했다. 다우존스지수도 213포인트 급락하며 5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인텔의 실적악화 경고로 인한 반도체와 컴퓨터주의 급락으로 폭락세로 출발, 장중 약세를 지속하다 전일보다 115.95포인트(5.35%) 하락한 2,052.7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3월 9일 나스닥지수는 5046.86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5천선을 돌파했었고, 다음날인 10일 사상 최고치인 5048.62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끝없는 상승 행진을 벌일 것처럼 보였던 나스닥지수는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후 59% 폭락했고 지수 2천선이 위협받는 지경에 놓였다.
다우존스지수도 대형 기술주의 급락과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매수세가 급증하며 5일간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지수는 전일보다 213.63포인트(1.97%) 하락한 1만644.62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급락세로 출발해 장중 부진을 지속하다 전일보다 31.32포인트(2.48%) 하락한 1,233.42포인트로 금주를 마감했다.
인텔의 실적악화 경고에서 비롯된 실적악화 우려에 대한 부담을 기술주 전반으로 급속도로 확산시킨 것은 엇갈린 2월중 고용지표로 인한 금리인하 기대감 감소였다.
9일 미 노동부는 2월중 실업률 수준이 전월과 동일한 4.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중 신규고용자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만5천명을 크게 상회하는 13만5천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0.5% 상승, 예상치인 0.3% 증가를 상회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 노력이 구체화되며 제조업 부문의 고용은 전월에 비해 9만4천명이 감소,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만5천명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으로 제조업 부문의 경기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정부와 건설 부문의 호전된 고용 사정과 대조를 이뤘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엘 라로프는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제조업 부문과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는 건설과 서비스 부문 등으로 양극화됐다”고 지적하고, 연준의 FOMC 멤버들은 “제조업 부문의 부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지 혹은 나머지 경제 부문이 제조업 부문의 호전을 유도할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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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고용지표의 발표로 월가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에서는 제조업 부문의 고용 사정 악화에 더 큰 무게를 두며 연준이 오늘 20일의 FOMC 회의에서 최소 50bp에서 최대 75bp까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1, 2월중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그린스펀 의장의 최근 발언을 상기시키며 전반적인 고용 사정 개선으로 연준의 즉각적인 큰 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2월중 고용지표가 장세에 직접적인 영향력은 행사하지 못했지만, 투자자들의 실적악화 우려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키며 인텔의 악재를 기술주 전반으로 삽시간에 확대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
반도체의 선도주자 인텔은 전일 장 마감후 실적발표를 통해 모든 생산라인의 부진으로 1/4분기 매출이 전년 4/4분기에 비해 25%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또한 기존 인력 가운데 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CFO인 앤디 브라이언트는 경기둔화의 여파가 PC 수요의 감소에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그리고 서버 사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메릴 린치는 인텔이 반도체 산업의 장기 핵심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밝혔고, 리만 브라더즈는 “인텔이 금년 여름까지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S 퍼스트 보스턴과 프루덴셜 증권도 인텔의 주당 수익 추정치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의 공격은 인텔 한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발표 중에서 전세계적인 매출실적의 둔화에 주목하면서 유럽 시장에서도 미국과 같은 급격한 수요 둔화가 발생할 경우 반도체주의 정확한 회복 시기조차 전망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메릴 린치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대한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과 모토롤라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을 발표하며 반도체주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이 영향으로 인텔이 11.47% 폭락한 것을 비롯해 AMD,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모토롤라 등이 모두 부진을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전일보다 7.14% 급락시켰다.
인텔의 악재로 나스닥시장은 지수의 급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주의 부진을 부채질했던 컴퓨터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며 나스닥 컴퓨터지수를 7.68% 떨어뜨렸고, 텔레콤과 바이오테크주도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나스닥 텔레콤지수는 4.27%, 바이오테크지수도 2.98% 하락했다.
전일 나스닥지수의 상승세를 꺾었던 인터넷주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리먼 브라더즈의 아마존에 대한 부정적 발표 직전에 이루어진 주식 거래와 관련해 아마존의 회장인 제프 베조스가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욕 타임즈의 보도로 아마존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실적악화를 예상한 어메리트레이드를 비롯해 야후, 이베이, 커머스 원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 인터넷지수는 전일보다 6.07%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시스코, 선 마이크로시스템, 인텔, 오라클, 마이크로 소프트, 델 컴퓨터, JDS 유니페이스, 브로드컴, 시에나 등이 거래량 상위 10종목 가운데 아홉 자리를 휩쓸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중에서는 인텔, IBM, 마이크로 소프트, 휴렛 페커드 등의 대형 기술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를 6일 만에 약세로 반전시켰다. 이밖에 JP 모건 체이스와 어메리컨 익스프레스, 시티 그룹 등의 금융주들도 큰 낙폭을 보였고, 알코어, 듀퐁, 이스트만 코닥, GM, 인터내셔널 페이퍼, P&G 등도 지수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했다.
한편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에 이어 마이크로 소프트의 발표에 주의를 기울였다. 골드만 삭스의 릭 셔런드는 인텔의 악재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1/4분기 실적호전 예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고 지적하고 전주에 행해진 마이크로 소프트의 예상 실적 하향 조정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JP모건 H&Q는 IT 지출 환경의 악화를 이유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1/4분기 추정치를 하향조정했고, 메릴 린치도 마이크로 소프트의 2001년 실적 추정치를 낮춰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