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코스닥, 막힌 혈 뚫어야 산다]①미국 시장 상장사 4~5곳도 2차 상장 의사 타진

최근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코스닥 2차 상장이 처음으로 추진되고 있다. 코스닥 개장 30주년을 맞아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당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약 8억달러 수준의 ESS(에너지저장장치) 기업이 코스닥으로의 2차 상장을 한국거래소에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1조24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면 1600여개 상장사 중 시총 순위 70위권에 해당된다. 코스피에 상장돼도 200위권 순위를 조금 벗어나는 정도로 적지 않은 규모의 회사다.
이 회사의 2차 상장이 확정되면 해외 시장에 올라 있는 기업이 코스닥에 2차 상장하는 첫 사례다. 코스피에서는 과거 아시아권 회사들이 DR(주식예탁증서) 발행 형식으로 2차 상장을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자본시장의 중심에 있는 미국 회사의 국내 시장 2차 상장 시도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해당 ESS 회사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에 상장된 4~5개 기업이 국내 주식시장 2차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높아진 국내 주식시장의 위상과 첨단 기술산업에 대한 재평가, 높은 시장 유동성 등의 영향으로 미국 상장 기업들의 2차 상장이 시도되는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시행의 목적으로 삼고 있는 시장 신뢰도도 자연스럽게 제고되는 여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상장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는 것은 단순히 상장사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우량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2,650,000원 ▲22,000 +0.84%)가 미국 ADR 상장을 추진하는 건 세계 최대 기술 자본시장으로 투자자 기반을 넓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라며 "반대로 해외 우량 기업이 우리 시장에 2차 상장한다는 건 글로벌 기업이 투자자 기반 확대를 위해 찾는 시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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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는 관문인 홍콩증권거래소(HKEX)와 국제 금융허브 시장으로 인식되는 싱가포르거래소(SGX)가 해외 기업들의 2차 상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싱가포르거래소는 시총이 약 2조3000억원 이상인 나스닥 상장사가 2차 상장을 시도할 경우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장사들의 IR 및 공시 관행이 유입되면 모범 사례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