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5개월만에 1만P 붕괴
실물 부문의 둔화가 금융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하루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유럽시장의 급락과 일본 은행에서 촉발된 금융 불안으로 인해 다우존스지수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선 밑으로 추락했고 나스닥지수도 다시 2천을 내줬다.
나스닥지수는 블루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한 기술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와 금융시장의 악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일보다 42.68포인트(2.12%) 하락한 1,972.10 포인트를 기록, 하루 만에 2천선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다우존스지수는 금융 시장의 불안이 블루칩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킨 영향으로 5개월 만에 지수 1만선이 붕괴됐다. 금융주가 지수 폭락을 주도한 가운데 지수는 전일보다 317.34포인트(3.08%) 하락한 9,973.46 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30.95포인트(2.58%) 하락한 1,166.71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금일 뉴욕증시는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가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실물 부문의 부진에 따른 파장이 금융 시스템의 마비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투자자들에게 일깨워줬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금융주의 주가 하락과 금융 자산 손실의 증가를 이유로 일본 19개 은행을 부정적 감시 대상에 올려 놓은데 이어 골드만삭스도 독일과 프랑스계 6개 은행에 대한 실적 추정치를 낮춰잡았다.
밀러 타박 & Co.의 채권시장 수석 전략가인 토니 크레센지는 “일본 금융시장의 불안이 전세계적인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메릴 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투자자들에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정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만약 중앙은행이 시장의 유동성 문제를 인지했을 경우, 이의 해결을 위해 더욱 신속하게 이에 대처해야한다”며 연준의 조속한 금리정책 완화를 당부했다.
전세계적인 금융 공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며 금일 개장 전 나스닥 선물지수와 S&P100 선물지수가 하한가까지 떨어졌었다. 여기에 JP 모건과 베어 스턴즈가 도이체 방크 알렉스 브라운과 찰스 슈왑에 대한 투자등급과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이 이어지며 금융주들은 폭락세를 보였다. 다우종목인 시티 그룹과 어메리컨 익스프레스는 52주래 최저치를 갱신하는 부진을 기록한 가운데 아멕스 증권지수는 3.91%,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도 5.4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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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국의 1월중 기업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일본의 1월중 경상수지 흑자가 전월에 비해 60%나 감소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지난 월요일의 투매 현상이 재현됐다. 실물 부문의 부진이 은행들이 대출 부실로 이어지고, 이러한 금융 시장의 위기가 다시 실물 부문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전세계적인 불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투자자들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14일 미 상무부는 1월중 재고가 전월에 비해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0.1% 증가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소매 부문의 재고가 0.6% 증가하고 자동차 부문의 재고는 0.9% 증가해 전일 발표된 2월중 소매 매출과 함께 크게 위축된 소비 심리를 반영했다.
노동 시장의 경색 완화, 소비심리의 악화, 그리고 기업의 실적부진을 보여주는 일련의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월가의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정책 완화를 기정사실화하는 시장의 분위기와 인하 폭에 대한 이견 등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장의 오름세를 이끌만한 힘을 갖지는 못했다.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된 30개의 종목 가운데 3M만이 소폭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들은 대부분 큰 낙 폭을 기록하며 지수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선 밑으로 끌어내렸다.
금융 시스템 붕괴에 대한 불안감으로 금융주인 에메리컨 익스프레스, 시티 그룹, JP 모건 체이스 등이 모두 폭락세를 보이며 지수 폭락을 견인했다. 이밖에도 GE, 허니웰 인터내셔널, IBM, 알코어, AT&T, 보잉, 듀퐁, 이스트만 코닥, 인터내셔널 페이퍼, SBC 커뮤니케이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도 4% 안팎의 낙 폭을 기록했다.
맥도널드는 1/4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 메릴 린치에 투자등급 하향을 당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맥도널드는 유럽의 광우병 파장이 예상보다 오래 소비를 위축시켰기 때문에 실적악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기술주들도 금융시장의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거래량 상위 10종목 가운데 4종목이 상승하는 등 블루칩보다는 선전하는 모습이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기술주 전반이 전일의 반등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텔레콤주가 넥스텔 커뮤니케이션의 악재로 부진했다. 넥스텔은 비용 증가와 수요 감소로 인해 1/4분기 실적악화를 경고한 영향으로 주가가 27% 폭락했다. 이로 인해 스프린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 등도 급락했고, 나스닥 텔레콤지수는 3.20% 하락했다.
시스코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네트워킹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CEO의 사임에 이어 판매와 마케팅 담당 최고 경영자의 5월중 사임을 발표한 야후의 부진으로 인터넷주도 골드만 삭스 인터넷지수를 3.35% 끌어내렸다. 프루덴셜 증권과 ING 베어링스가 컴팩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SG 코웬이 컴퓨터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영향으로 컴퓨터주도 약세를 보이며 나스닥 컴퓨터지수는 2.12% 하락시켰다. 이밖에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1.00%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일보다 0.55%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시스코, 넥스텔, 선 마이크로시스템, 인텔, 오라클 등이 약세였지만, 월드콤을 비롯해 JDS 유니페이스, 쥬니퍼 네트워크, 델 컴퓨터 등이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낙 폭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