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하 여파, 전지수 폭등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오랜만에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바탕을 둔 랠 리가 이어졌다. 전날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0.5%포인트 금리인하에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던 증시가 이날 늦게나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4월중 소비자물가지수가 우려했던 만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다음달 다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날 경기방어주와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급격히 이어지면서 전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개장과 함께 시작된 랠리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마감때까지 이어져 모든 지수가 일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9월 이래 처음으로 다시 1만1000선을 회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리적 저항선을 단숨에 통과한 것이다. 전날보다 343.21포인트(3.16%) 상승한 1만1216.18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사상 5번째. 다우 지수가 1만1000선을 넘어 마감된 것은 지난해 9월 14일이후 처음이며, 이날 종가는 9월 12일이후 최고치이다. 알코아, 어메리컨 익스프레스, 캐터필라, 코카콜라, 인터내셔널 페이퍼, 휴렛패커드, 3M의 상승폭이 컸다. 30개 종목중 월마트만이 주가가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3.87%(80.82포인트) 오른 2,166.40으로 이날을 마쳤다. 심리적 저항선인 2,250에 바짝 다가섰다. 나스닥100지수는 더 큰 폭인 5.7% 급등했다.

S&P500지수는 35.53포인트(2.84%) 상승한 1,284.97로 마감되며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셀2000지수는 이보다는 소폭인 7.53포인트(1.54%) 상승한 497.16으로 마감됐다.
이날은 거래도 활발해 지난 두 주동안의 조용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나스닥에서는 거의 20억주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5억주가 각각 거래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수가 내린 종목수를 압도해 양대시장에서 각각 23:15, 21:9 비율로 많았다.
업종별로 보면, 바이오테크 6.89%, 화학 4.5%, 제약 3.31%, 제지 4.2%, 하드웨어 3.93%, 인터넷 5.08%, 멀티미디어 5.84%, 금 7.48%, 소프트웨어 5.26%, 컴퓨터 4.13%, 네트워킹 3.56%, 반도체 6.47% 부문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항공 및 천연개스지수만이 예외였다. 이들 부문은 각각 1.09%, 0.05%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CS 퍼스트 보스톤의 존 오도노휴는 "전날의 금리인하에 대해 투자자들은 반사적으로 매수결정을 하지 않고 하루밤 곰곰이 생각해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날의 신통치 않은 증시의 반응에 대해 이미 금리인하가 주가형성에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사실 이것이 올바른 판단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계획을 세우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전날 금리인하 발표는 2:15에 있었다. 마감때까지 1시간 45분밖에 시간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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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월중 소비자물가지수는 약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었다. 3월 0.1%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4월 0.3% 올랐다. 이는 그러나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탓에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가격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core)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과 같은 0.2%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5개월간의 2.5%포인트에 달하는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소비자나 기업가 할 것 없이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지금 경제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단순히 기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 두달 정도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비추고 있다.
이에 대해 뉴 암스테르담 파트너의 냇 폴은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아직도 물가는 시장이나 연준의 우선 고려대상에서 그 순위가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갈 내년부터는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거리가 될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신규주택착공실적도 발표됐는데, 4월중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경기의 10년 이상째의 호황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월에는 2.3% 감소하여 주택경기의 호황국면이 이제 멈춘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가져왔으나 이런 우려를 말끔이 씻어주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잇따른 금리인하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떨어지면서 주택착공이 다시 활발해 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4월중의 건축허가실적은 3월에 이어 다시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업자들의 앞으로의 건축경기를 보는 시각이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실업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주택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고용안정에 구멍이 뚤릴 것이라는 것을 감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이제 각 기업의 2/4분기 수익전망발표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이제 금분기의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몇몇 CEO들은 대략을 윤곽을 잡은 듯 하지만 아무도 확실히 자신의 의견을 내비추고 있지는 않다”고 월 스트리트 스트레티지의 찰스 페인은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가격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에 수익악화 소식은 증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오히려 기대치 않았던 호재는 랠리를 이어갈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 4월의 랠리를 기억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이날 몇몇 선도기업의 수익발표가 있었다. 기술부문은 주로 나쁜 소식, 소비재관련 부문은 좋은 소식이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은 2/4분기 예상수익범위의 최저치 수준 정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3/4분기는 사정이 더욱 안 좋아져서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하면서 4/4분기나 돼야 호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주가는 6.9% 올랐다.
스프린트는 유선사업부문 예비수익을 이달 들어서 두 번째로 하향 조정했다. 소매부문의 외상판매를 통한 대출이 계속해서 부실화되어 가고 수요도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가는 1.3% 하락했다.
시커모어 네트워크(광네트워크 장비업체)는 1/4분기 예상수익을 1센트 부족하게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에도 판매가 상당히 저조하다고 경고했다.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광채널 스위치 제조업체)은 1/4분기 예상수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2/4분기 판매수입 목표를 이미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3/4분기말이나 되어야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는 8.6% 올랐다.
한편 백화점업체의 모기업인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 도우넛 회사인 크리스프 크림은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마감과 동시에 휴렛패커드의 예상수익이 발표된다. 1년전 같은 기간의 44센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15센트의 주당순익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칩부문의 3개 주요업체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바이티스 세마이컨덕터, PMC 시에라,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의 투자등급이 모두 “매수거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