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불확실성 vs 기대감" 약보합

[뉴욕마감]"불확실성 vs 기대감" 약보합

손욱 특파원
2001.10.02 06:54

[뉴욕마감]저조한 거래, 나스닥 1.3%, 다우 0.1%↓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4/4분기의 첫 날을 맞아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전 지수가 하락했다. 경제 정치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상존한 데다 이어지는 기업의 수익경고로 매도물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다음날 있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40포인트를 순식간에 잃었다. 그러나 오전 11시를 고비로 서서히 회복하며 낙폭을 줄여 전날보다 18.34포인트(1.22%) 하락한 1,480.4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나스닥과 비슷한 일중 패턴을 보였다. 하락, 상승, 하락, 상승을 번갈아 기록하는 등 방향을 잃은 지수는 결국 10.73포인트(0.12%) 소폭 하락한 8,836.83으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2.39포인트(0.30%) 하락한 1,038.555를, 러셀2000지수는 7.35포인트(1.82%) 하락한 397.52를 기록했다. US 뱅코프 파이퍼의 브라이언 벨스키가 지적했듯이 최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적은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은 지난 두 주간의 활발한 거래와는 달리 전형적인 월요일 거래량에도 못 미칠 만큼 부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나스닥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2, 23:13 비율로 주가가 오른 종목수를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3.17%, 하드웨어 2.90% 부문을 중심으로 , 인터넷 1.46%, 멀티미디어 3.36%, 소프트웨어 2.33%, 텔레콤 2.79%, 네트워킹 1.98% 등 전 기술주가 하락했으며 화학 1.20%, 제지 2.68%, 교통 3.10%, 증권보험 1.29%, 석유 1.94% 부문도 부진했다. 그러나 바이오테크, 항공, 은행, 의료서비스, 유틸리티, 금, 제약부문은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9월 11일의 테러 공격 이후 두 주간을 지낸 뉴욕증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일주일간의 폭락세를 둘째 주에 약간 만회하는 양상이었다. 세 번째 주를 맞이한 월가는 투자자, 트레이더 가릴 것 없이 모두 증시 주변에 나 앉아, 더욱 짙은 안개속에 가려있는 앞으로의 주가 움직임을 점치는 모습이었다.

다시 말해서 지난주의 랠리가 첫 주의 폭락으로 인해 저평가된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만큼 충분한 상승폭이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저마다 엇갈리면서 일중 내내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날 개장전 월가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구매관리자협회의 제조업지수였다. 당초의 예상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9월 지수가 47로, 8월 대비 하락폭이 0.9포인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수가 여전히 경기둔화세를 알리는 50미만에 14개월 연속으로 머물러 있어 다음날 열리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힘을 실어 주었다.

한편 8월의 소비지출은 7월에 이어 다시 0.2% 증가한 것으로, 개인소득은 7월의 0.5% 증가에 이어 8월에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월가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 하는 결과였다. 건설지출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1.1% 감소했다.

4/4분기를 시작한 이날 애널리스트들은 여지없이 일부 주의 수익전망과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메릴 린치는 절전기능이 뛰어나 휴대컴퓨터에 적합한 새로운 프로세서를 시판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텔(-2.5%)의 4/4분기 예상수익을 하향 조정했다. 다른 칩메이커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0.5%)와 자일링스(-2.3%)는 모건 스탠리에 의해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됐지만 인텔 효과에 압도당해 이날 주가가 오르지 못 했다.

칩 투자자들은 반도체산업협회의 8월중 주문-출하 실적도 눈여겨 보았는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실적이 42% 감소했고 7월에 비해서도 다시 3.4% 감소한 것으로 밝혀지며 크게 실망했다. 한 관계자는 테러 공격으로 단기적으로 판매가 더욱 부진하겠지만 전통적으로 판매가 강세를 보이는 12월을 고비로 반도체주의 수익은 서서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US 뱅코프가 델 컴퓨터(+0.4%)의 예상수익을 낮춰 잡으면서 이날 하드웨어주 전반적 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리고 휴대컴퓨터 전문인 팜은 시벨 시스템이 이 기업의 운영체제를 신규제품에 이용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소폭 올랐다.

로버트슨 스티븐즈가 일부 바이오테크 업체, 특히 유전자연구 업체에 대한 투자등급을 "강력 매수"로 유지하면서 바이오테크주가 평균 1.5%대 올랐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 증권은 브로케이드(-7.7%)와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에 대해 어두운 수익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하락했다.

통신장비업체인 프록심(-18.5%)은 3/4분기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전자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RSA 씨큐리티(-25.6%)는 순손실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업계의 인터넷 씨큐리티 시스템(+28.9%)은 3/4분기 목표수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엇갈린 소식을 전해왔다.

ABN 암로는 어메리칸과 노쓰웨스트 에어라인 등 일부 항공주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으면서 항공지수가 1%이상 상승했다. CS 퍼스트 보스톤은 씨티뱅크(+2.9%)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하며 은행주의 선전을 도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 상위 종목에는 제너럴 일렉트릭 +0.91%, EMC -6.47%, 씨티그룹 +2.89%, 파이자 +2.32%, 글로벌 크로싱 +2.78%, AT&T -1.19%, AOL 타임 워너 -2.24%, AES -7.33%, 월마트 +0.55%,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0.52%, 센던트 -1.17%가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3.37%, 인텔 -2.45%, 썬 마이크로시스템 -2.06%, 마이크로소프트 0.00%, 오라클 -0.72%, JDS 유니페이스 +3.80%, 넥스텔 -12.96%, 델 +0.43%, 월드콤 -2.26%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보잉, 코카콜라, AT&T, 캐터필라, 휴렛패커드, 월트 디즈니, 인텔, 인터내셔널 페이퍼가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으며 머크, 월마트, 필립 모리스, IBM, 씨티그룹, 제너럴 일렉트릭이 지수 하락폭을 좁혔다.

다음날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정례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두 주전 테러 이후 처음으로 주식거래가 재개됐던 9월 17일 전격적으로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던 연준이 다음날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에는 거의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이렇게 되면 다음날의 금리인하는 금년 들어 아홉번 째로 한 달 평균 한 번 꼴로 금리를 인하한 셈이 된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외에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만 가는 미국 경제를 구할 수 있는 별다른 도구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것도 다음 날 0.5%포인트의 금리인하는 점치는 기본바탕이 되고 있다.

연초 6.5%였던 금리 수준은 다음날 0.5%포인트 인하된다고 가정했을 때 2.5%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현재의 2%대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이제 미국도 일본에 이어 실질금리 0%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다음날 금리가 인하돼도 앞으로 몇 개월간의 성장세 둔화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저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음날의 금리인하는 값싼 유동성 공급을 통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소비지출과 기업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상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언제쯤이나 제대로 거시지표에 나타날 지는 내년이나 돼 봐야 감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다음날 금리인하는 증시 마감 2시간을 채 남기지 않은 2시 15분에 발표된다.

이번 주의 거시지표로는 금요일인 5일 발표되는, 9월중 고용지수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실업률을 비롯하여 비농업부문 일자리수, 시간당 평균임금이 공개된다. 하루 앞서 목요일에 발표되는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와 공장주문실적도 그 날의 증시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주요 지표다.

한편 메릴 린치는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이 모두 1% 정도 감소하면서 공식적인 경기불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 수준이 15-20% 저평가돼 있는 만큼 금리인하와 감세 등을 통한 경기부양 노력이 더욱 가시화되면 주가는 불황기가 끝나기 전에 상승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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