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엇갈린 반응 - 나스닥↑ 다우↓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델 컴퓨터의 희망적인 수익전망에 축배를 들며 나스닥지수는 1.1% 올랐다. 그러나 구경제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고용지수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 영향을 받아 0.7% 하락하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나스닥 지수는 델의 긍정적인 수익전망을 축하하며 개장과 함께 상승세로 돌아서 한 때 5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지수가 뒷걸음치면서 상승폭이 많이 좁혀졌다. 전날보다 16.73포인트(1.06%) 오른 1,597.5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실업자수의 예상외 큰 폭 증가와 알코아의 수익경고가 맞물리면서 나스닥과는 달리 부진한 모습이었다. 오전장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인후 11시경 플러스 권역으로 들어서는 데 성공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밀리며 전날보다 61.58포인트(0.67%) 하락한 9,062.20으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2.61포인트(0.24%) 하락한 1,069.67을, 러셀2000지수는 3.99포인트(0.97%) 오른 417.22를 기록하며 이날을 마쳤다. 오랜만에 소형주가 선전한 하루였다.
업종별로는 역시 컴퓨터지수가 5.65% 오르면서 이날의 주역이 됐으며, 인터넷 4.11%, 멀티미디어 2.70%, 소프트웨어 4.31%, 반도체 4.28%, 석유 2.29%, 천연개스 3.28% 부문도 큰 폭 지수가 올랐다. 그러나 소매 1.89%, 항공 2.48%, 은행 2.28% 등 전통적인 구경제주와 바이오테크 3.46%, 제약 0.96%, 제지 0.86% 부문은 부진했으며 기술주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텔레콤 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거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매우 활발하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7억주, 나스닥에서 2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수를 상회하여 양대 시장에서 각각 18:12, 21:15를 기록했다.
최대 컴퓨터 메이커로 부상한 델(+10.2%)은 분기 판매수익과 순익목표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3/4분기 수익이 주당 15내지 16센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하면서 경기 하락이 큰 도전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유의 직접판매 영업모델은 이를 극복할 만큼 강력하고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날의 시스코 시스템에 이어 각 부문의 간판기업들의 수익전망이 생각 외로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기술주 전반의 랠리를 이끄는 일등공신이 되었으며 특히 컴퓨터주의 상승폭은 5.7%로 부문별 주가 상승률 최고를 기록했다.
전날의 주인공이면서 자신의 주가도 22%나 폭등했던 시스코 시스템(+4.2%)은 이날도 주가가 올랐으며 주니퍼 네트워크(+10.4%)는 특히 모건 스탠리에 의해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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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동부는 지난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를 발표했는데 다시 7만 1천건 늘어난 52만 8천건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 예상했던 증가폭보다 컸으며 1992년 7월 이래의 최고의 증가폭, 최고의 수준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주로 항공, 여행사업부문에서 실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 조사기관이 밝힌 9월의 정리해고 실적을 보면 테러폭격의 직접적인 결과로 약 25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식들은 이날 델 컴퓨터가 전해 온 호재로 상쇄되기는 했지만, 다음날 발표된 9월중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생각보다도 나빠 증시에 충격을 가져올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월가의 의견은 실업률은 0.3%포인트 오른 5.0%, 일자리수는 약 11만 7천개가 줄어든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8월중 공장주문실적은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발표돼 1년여 이상 불황기에 들어서 있던 제조업 부문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당초 0.3% 정도 제조업주문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교통과 방위부문을 제외하면 오히려 공장주문이 0.2%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9월 테러사건 이후 제조업 생산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가가 더욱 큰 관심거리인 만큼 다음달 지표가 발표돼 봐야 제조업생산의 추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이날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뉴스는 좋지 않았다. 광섬유 케이블 메이커인 코닝(-12.8%)은 4천명 감원 등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비용증가와 최근 몇 주간동안의 판매 부진에 큰 타격을 받아 3/4분기 수익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초까지는 지금과 같은 최악의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소프트웨어주는 3일째 선전하며 평균 4.3% 올랐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상승에 우려하며 A.G.에드워드는 마이크로소프트(+1.7%)의 투자등급을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으나 MS의 주가는 소폭 올랐다.
고속통신업체인 글로벌 크로싱(-45.9%)은 3/4분기 수익이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1달러 아래로 폭락했다. 여기에 5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아시아 글로벌 크로싱과의 지분관계 협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
알코아(-3.4%)는 알루미늄 가격 인하로 3/4분기 수익이 주당 39센트로 목표치 42센트에 미달할 것이라고 하면서 4/4분기에도 시장이 더욱 위축되면서 부진을 면키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도 수익경고 소식을 전해왔다. 타이코 인터내셔널(+1.58%)은 사업부문인 타이콤을 완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이콤은 주가가 53.6% 폭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글로벌 크로싱 -45.93%, EMC +6.55%, 코닝 -12.78%, 제너럴 일렉트릭 -1.89%, 루슨트 테크놀로지 0.00%, AOL 타임 워너 +0.61%, 씨티그룹 +0.53%, 노키아 +6.53%, 컴팩 +2.31%,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7.80%의 거래가 활발했다.
나스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4.23%, 썬 마이크로시스템 +4.11%, 인텔 +3.11%, 델 +10.22%, 오라클 +3.73%, JDS 유니페이스 0.00%, 넥스텔 +25.00%, 마이크로소프트 +1.73%, 주니퍼 네트워크 +10.42%, 퀄컴 -3.15%이 거래량 10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알코아, 제너럴 일렉트릭,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너럴 모터스, 프록터 앤 갬블, 홈디포, 월마트가 지수 하락을 이끌어냈으며, 허니웰, 맥도날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인텔, 엑슨 모빌은 주가가 1%대 오르며 선전했다.
이날 델 컴퓨터의 수익전망에 촉발된 랠리를 지켜 본 투자자들과 브로커들은 델과 같이 당초 수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인하는 기업들이 계속 나와 준다면 최근의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의 주가 수준은 지난 9월 21일의 연중 최저치에 비하면 다우는 10%, 나스닥은 15% 정도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증시가 다시 한 번 최저치 경신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매수시점에 확신을 갖지 못 하고 있다. 대부분은 보유 포지션의 절반 정도를 유지하면서 나머지는 최저치 테스트가 끝났다고 판단되거나 주가가 수평이동할 경우 매수하는 식으로 전략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의 나스닥 상승은 기술적으로는 테러사건 이후의 주식차입을 통한 매도(short-sale)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을 예상하는 경우 당일 시가로 브로커로부터 주식을 차입, 매도하여 자금을 챙긴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 가격으로 동일 종목을 브로커로부터 매입함으로써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이날 그동안의 숏 세일로 인한 주식매입이 많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