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네트워킹주가 효자"

[뉴욕마감]"네트워킹주가 효자"

손욱 특파원
2001.10.13 05:44

[뉴욕마감]대공방-탄저균+거시지표: 모멘텀 투자

11일(현지시간) 소매판매실적 등 취약한 거시지표 발표로 주춤했던 뉴욕증시는 뉴욕 한 복판에서 탄저균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생화학 테러공포로 이어지며 좌초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의 모멘텀이 놀라운 위력을 떨치며 나스닥은 플러스로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주니퍼 네트워크의 수익발표로 우울한 거시지표에도 불구 보합세를 보였으나 뉴욕에서의 탄저균 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락하기 시작해 1시경에는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모멘텀 매수세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기세로 지수를 만회해 전날보다 1.84포인트(0.11%) 오른 1,703.31로 마감됐다. 이날은 네트워킹주가 나스닥 상승의 효자노릇을 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실적, 물가지수 등 거시지표가 생각보다도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탄저균 감염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락해 9,200선이 위협받았다. 그러나 1시 이후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되며 상당폭 만회해 전날보다 66.29포인트(0.70%) 하락한 9,344.16으로 이날을 마쳤다.

S&P500지수는 6.59포인트(0.60%) 하락한 1,090.84로, 러셀2000지수는 2.45포인트(0.57%) 하락한 428.59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항공 5.98%, 교통 3.65%. 은행 1.71%, 증권보험 2.18%, 화학 1.17%, 그리고 기술주중에서는 유일하게 인터넷 1.23% 부문이 1%대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네트워킹 4.64% 부문을 필두로 멀티미디어 2.49%, 금 4.73% 부문이 큰 폭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2% 소폭 하락했다.

거래량은 나스닥에서 특히 활발해 21억주가 손을 바꿨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도 1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6, 19:11을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 나스닥은 120포인트 8%대, 다우지수도 300포인트 4%대 치솟으며 한 달전의 테러공격 이전의 지수를 탈환하거나 눈앞에 두었던 뉴욕증시는 이날 비상을 꿈꾸고 있었다.

오전중 소매판매실적, 생산자물가지수 등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뉴욕증시는 예상밖의 소비자신뢰지수 상승 소식에 힘입어 약보합세를 형성하며, 지난 이틀간의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오 직후 '뉴욕에서 탄저균(anthrax) 감염자 발생'이라는 전혀 예상치 않았던 결정타를 맞고 투자분위기는 급랭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에서 최초 감염자가 사망하고 추가적인 감염자가 발표되기는 했지만 일개 건물내에 국한된 것이어서 패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정오가 조금 지나 뉴욕 맨해튼 한 복판 록펠러센터 지역내에 소재하고 있는 NBC 방송국의 한 직원이 탄저균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은 생화학 테러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특히 같은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시장, 그리고 증권사 등이 크게 동요한 데다 투자자들마저 두려움에 휩싸이며 지수는 곤두박질했다. NBC 직원이 우편물을 통한 피부감염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록펠러센터 인근에 있는 뉴욕 타임즈 신문도 괴우편물과 관련한 탄저균 우려를 이유로 전 건물이 소개되는 등 쾌청한 주말오후를 즐기려던 맨해튼은 불안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모멘텀 투자의 기세는 대단했다. 지난 이틀간의 급등세를 지속하기를 원하는 투자심리는 1시부터 다시 전열을 정비하며 기세를 올렸다. 주말에 어떤 정세 변화와 테러위협에 새로운 소식이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날 매수세에 가담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자들은 급격한 매수세를 형성한 것이다.

나스닥은 주니퍼 네트워크의 도움으로 모멘텀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다우지수는 거시지표와 탄저균의 공포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의 시작은 소매판매실적과 생산자물가지수 발표로 시작됐다. 상무부는 9월중 소매판매실적이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월가에서 기대하던 0.8%보다 감소폭이 3배나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날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월마트, 홈디포 등 개별 소매업자들이 이미 지난 9월을 최악의 상황이라고 묘사했던 터라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는 예상됐으나 상상을 넘어서는 하락폭에 월가는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생산자물가지수도 자동차 가격인상에 영향을 받아 0.4% 오른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투자자와 정책당국을 안심시켰던 인플레이션도 주목할 지표로 떠오르게 됐다. 이날의 물가상승율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 0.1%보다 큰 폭이었는데 절대 수준 자체는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더 이상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게 됐다.

그러나 미시간대학의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가 놀랍게도 9월의 81.8에 비해 소폭 증가한 83.4로 나타나면서 증시는 소폭이나마 회복됐다. 이후 이틀간의 모멘텀이 오후장에서 힘을 받기를 기대하며 밀고 밀리는 공방이 정오까지 계속됐었다.

기업소식으로는 주니퍼 네트워크(+26.5%)가 월가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10센트의 순익을 올렸는데 앞으로 2년간 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활발한 거래와 함께 주가가 폭등했으며 이날 네트워킹주 급등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소식이후 즉각적으로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주니퍼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했으며 UBS 워벅은 주니퍼는 텔레콤 장비업체중 가장 유망한 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UBS는 주니퍼가 고수익, 원활한 현금흐름, 효율적인 경영체제 등 3박자가 갖춰진 회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메릴 린치는 주니퍼에 대해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면서 주니퍼에 대한 포지션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칩주는 부진했는데, AG 에드워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8%)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는데 최근의 주가 급등은 모멘텀 투자 덕분이라고 하면서 기초적인 영업환경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소프트웨어주인 컴퓨터 어소쉬에이츠(-4.0%)는 전체 인력의 5%에 달하는 9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 어소쉬에이츠(-0.2%)는 월가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익발표를 했지만 주가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신용카드업체인 프로비디언 파이낸셜(-31.3%)은 고객들의 신용카드 대출 상환이 부진하면서 3/4분기 수익규모가 예상보다 나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비디언은 활발한 거래와 함께 주가가 폭락했으며, 이 회사와 비슷한 공격형 사업전략을 갖고 있는 MBNA(-4.5%), 캐피탈 원 파이낸셜(-10.2%) 등의 주가하락을 유발했다.

한편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제록스(-8.0%)는 순손실규모가 월가의 예상보다 두 배나 많은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컴퓨터회사이니 컴팩은 미국 우체국과 10억달러 규모의 서비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도 생화학테러 관련 바이오테크업체의 주가는 활활 날았다. 세페이드 46.1%를 비롯해 액라라 바이오사이언스 8.3%, 스트레티지 다이어노스틱스 14.6% 등이 이날의 주역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EMC -4.27%, 루슨트 테크놀로지 +4.04%, 글로벌 크로싱 -5.68%, 노텔 네트워크 +5.18%, 프로비디언 파이낸셜 -31.25%, 제너럴 일렉트릭 -0.39%, 씨티그룹 -1.73%, AOL 타임 워너 -1.65%, 컴팩 +0.20%, 코닝 +1.35%의 거래가 활발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3.04%, JDS 유니페이스 +1.79%, 주니퍼 네트워크 +26.50%, 인텔 +2.00%, 썬 마이크로시스템 +2.66%, 오라클 -0.33%, 델 -3.16%, 시에나 +12.01%, 마이크로소프트 +0.09%,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12.49%, 세페이드 +46.07%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홈디포 3%대, SBC 커뮤니케이션, 코카 콜라 2%대를 비롯해 알코아, 제너럴 모터스, JP 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맥도날드, 캐터필라, 듀퐁, 월마트, 월트 디즈니가 1%대 하락했다. IBM, 인텔, 머크 등 세 종목만이 1%대 이상 주가가 오르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테러 직후인 첫 주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던 뉴욕증시가 이후 내리 3주동안 플러스를 기록하며 만회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테러공격이 없었어도 지수는 하락세를 면키 힘들 상황이었는데, 테러에도 불구 한 달만에 지수가 회복된 것에는 기본경제여건(fundamentals)에 기반을 두지 않은 뭔가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지난 3주간 증시를 이끌어 온 공격적 투자심리가 생화학 테러 위협이 뉴욕을 강타하면서 어떤 양상을 띌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부쉬 대통령이 전날 테러 이후 처음으로 8시 프라임 타임에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보복테러공격, 특히 생화학 공격에 대한 전국 경계령을 내린 것도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위협 지역이라든가 시설물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수상한 행동이 있으며 인근 경찰서에 신고하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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