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에너지부문 합병 백지화 - 전지수에 악영향
28일(현지시간) 가뜩이나 지지부진하던 뉴욕증시에 다이너지의 인론 인수 파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가는 어수선한 하루를 보냈다. 연 이틀째 전지수가 하락했으며 하락폭도 컸다. 이날의 빅 뉴스와 직접 관련된 에너지, 금융주 외에 반도체, 네트워킹, 항공주가 이날 지수하락의 선봉에 섰다.
나스닥지수는 얼떨결에 1,900선이 다시 무너졌다. 개장초 마이너스 권역에서 추가적인 매도압력을 비교적 잘 버텨내고 있었으나 오후 들어 힘없이 무너지며 급격한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날보다 48.00포인트(2.48%) 하락한 1,887.97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1만선 고지를 앞에 두고 후퇴를 계속해 300선까지 멀어졌다. 에너지업계의 인수파기 소식에 이와 관련된 금융주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개장과 함께 급락했다. 마감때까지 낙폭이 서서히 확대되며 연 이틀 세자리대 지수가 하락했다. 160.74포인트(1.63%) 하락한 9,711.8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0.98포인트(1.83%) 하락한 1,128.52로, 러셀2000지수는 5.53포인트(1.20%) 하락한 455.18로 이날을 마쳤다.
기술주중 반도체 4.44%, 네트워킹 4.56% 부문이 가장 큰 폭 하락했으며 하드웨어 1.92%, 인터넷 2.72%, 소프트웨어 2.50%, 텔레콤 3.79% 등 전 기술주가 하락했다. 비기술주도 항공 6.30%, 은행 3.11%, 증권보험 4.71% 바이오테크 3.48%, 천연개스 4.52% 등 금을 제외한 전업종의 지수가 하락했다.
거래량은 평소 수준으로 나스닥에서 17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5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압도적으로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3:13, 19:11의 비율을 기록했다.
인론(-83.7%)의 주가는 다이너지의 인수협상 취소 소식 직후 다이너지(-10.5%)와 함께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까지 3.39달러 폭락해 겨우 67센트로 거래됐었다. 인론의 주가폭락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사(S&P)가 인론 채권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인 B-로 낮추면서 다이너지의 인수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인론의 파산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이례적인 경고음에 직격탄을 맞았다.
다이너지는 S&P사의 인론 채권 신용등급 하향 조정 소식과 동시에 인론 인수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주주의 이익이 최우선 순위라고 하면서 인수 백지화 이유를 밝혔다. 다이너지는 지난 9일 한 때 최대 에너지업체였던 인론을 90억달러에 인수할 의향을 발표했었다.
독자들의 PICK!
이 소식으로 인론 주식에 대량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씨티그룹(-5.4%)과 JP 모건 체이스(-5.4%)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기업관련 소식은 대부분 투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4.5%)는 전날 마감후 4/4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하면서 판매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CEO는 3/4분기가 이동전화 칩 판매가 가장 부진한 기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인텔(-1.3%)은 한 신문사가 컴퓨터 수요 급증에 맞춰 인텔이 새로 개발한 펜티엄 4 프로세서를 적기에 공급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다루면서 오전의 상승무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노키아(-4.9%)는 금년도 휴대폰 업계 전체의 판매수익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하면서 에릭슨, 모토로라 등 3대 휴대폰 업체의 주가는 모두 3-5%대 하락했다.
오랜만에 감원계획도 발표됐는데, IBM(-1.6%)은 마이크로 전자칩 부문에서 약 1천명의 직원을 선별적으로 다른 사업부문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하면서 칩부문의 부진을 실감케 했다.
마이크로소프트(-0.8%)는 반독점 위반 관련 소송 합의 비용을 과소평가했다며 약 1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정정 보도했다.
유명 의류업체인 갭(-4.8%)은 프루덴셜 증권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추수감사절 세일기간에도 갭은 판매전략에서 실패했다며 단기간내에 판매세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멘스 웨어하우스, 시어즈, 콜즈 등 다른 소매주도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엑슨 모빌, 세브롱 텍사코, BP 등 대형 석유주가 모두 하락했다. 수요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고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전미석유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업체는 이날 선전하며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이 베이(+0.5%)는 다음해 전세계에 걸친 18개 싸이트에서 최소한 본전이나 소폭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 닷컴(+2.5%)도 이날 주가가 올랐다.
페어차일드 세마이컨덕터(-2.1%)는 4/4분기 수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해에도 영업전망이 밝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11월중 수요가 계절적 요인으로 약간 부진하다고 하면서 주가를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다.
기업합병 소식으로는 CS 퍼스트 보스톤(-1.6%)이 자신의 온라인 브로커 사업부문을 뱅크 오브 몬트리올(-3.6%)에 매각할 것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기업소식외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지역경제동향 분석자료인 베이지북이 공개됐다. 10월과 11월초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기는 둔화됐다며 현재의 소비수준은 9.11테러 이전과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한편 일본 은행주들의 가격이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다드 푸어사가 10개 주요 일본 은행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장기신용등급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 -1.40%, 인텔 -1.30%, 시스코 시스템 -3.05%, 아마존 닷컴 +2.53%, 시에나 -11.54%, JDS 유니페이스 -8.54%,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8.20%, 주니퍼 네트워크 -7.08%, 오라클 -0.83%, 마이크로소프트 -0.80%의 거래가 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인론은 일중 거래중지에도 불구 무려 2억 9천만주가 손을 바꾸며 주가도 83.70% 폭락했다. 이 외에 이날의 주역 다이너지 -10.49%, EMC -5.77%, 씨티그룹 -5.44%, 제너럴 일렉트릭 -3.51%, 루슨트 테크놀로지 -3.43%, JP 모건 체이스 -5.40%, 노키아 -4.93%, AOL 타임 워너 -3.48%, 컴팩 -3.57%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 JP 모건 체이스과 씨티그룹의 5%대 폭락을 비롯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2.6% 등 금융주가 이날 악역을 맡았다. 이 외에 제너럴 일렉트릭, 월트 디즈니, 보잉이 3%대, 코카콜라, 허니웰, 이스트만 코닥이 2%대 하락했으나 AT&T 는 오히려 3%대 지수가 오르며 선전했다.
이번 주 들어 월요일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다우는 1만선, 나스닥은 2천선에 근접하며 투자분위기는 절정에 올랐었다. 그러나 막상 고지를 앞에 두고 투자자들은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다음해 상반기 경기와 기업수익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투자계획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며, 전망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를 기다리는 눈치다.
월가에서도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전날 소비자신뢰지수가 11월 다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금리인하와 감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되살아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경기회복도 그만큼 더딜 것이라는 게 신중론자의 견해다.
그러나 낙관론자는 주택과 자동차 매매가 활발하고 최악의 고용악화 상황이 끝났기 때문에 소비는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올 3월 시작된 것으로 공식 발표된 불황기는 생각보다 짧은 기간내에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