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엔론+중동, 전지수 1%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12월의 첫날을 부진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예상대로 엔론이 파산신청을 한데다, 팔레스타인의 폭탄 테러와 이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새로운 정세불안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전지수는 하락곡선을 그었다.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전 기술주가 하락했으며 구경제주에서는 금융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시작된 부진이 정오부터 서서히 회복되는가 싶더니 다시 하락셀 돌아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보다 25.68포인트(1.33%) 하락한 1,904.90으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 단숨에 15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나 일중 서서히 회복되며 낙폭을 많이 좁혔다. 전날보다 89.60포인트(0.89%) 하락한 9,763.96으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9.55포인트(0.84%) 하락한 1,129.90으로, 러셀2000지수는 2.94포인트(0.64%) 하락한 457.84로 이날을 마쳤다.
업종별로는 항공 2.33%, 교통 1.91%, 은행 1.46%, 증권 2.66%, 바이오테크 2.95%, 화학 1.53% 부문 등 대부분의 구경제주와 하드웨어 1.45%, 인터넷 2.88%, 멀티미디어 1.86%, 소프트웨어 1,73%, 텔레콤 1.36%, 네트워킹 3.27%, 반도체 1.30% 등 전기술주가 하락했다. 금, 석유, 유틸리티, 제약주가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작아 나스닥에서 14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 거래되는 데 그쳤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훨씬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22:13, 18:12를 기록했다.
엔론(+50.0%)은 일요일이 전날 전격적으로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주 인수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엔론의 주가폭락의 원인을 제공했던 다이너지(-8.2%)를 대상으로 10억달러 규모의 제소를 병행했다. 다이너지는 즉각 엔론을 대상을 맞소송을 냄으로써 두 회사간의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이 소식은 이날도 캘파인 -14.8% 하락 등 여타 에너지주와 금융주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주 증시를 좌지우지했던 엔론의 파산신청 소식은 이미 예견됐던 터라 그 파급효과는 지난주만큼 크지 않았다. 이날은 이 보다는 오히려 세계 정세에 관한 소식이 화두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잇달아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28명이 사망하고 180명의 희생자를 낸 사건이 보도됐다. 이에 대응하여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에 위치한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지도자의 사무실 인근에 미사일 세례를 퍼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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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동의 화약고가 자칫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연계돼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과 월가 관계자들은 모두 불안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정세 불안으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날 발표된 희망적인 거시지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 했다. 구매관리자협회의 제조업지수는 11월에 44.5를 기록함으로써 10월의 39.8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록은 월가의 예상보다 높은 것이었으나 지수는 16개월 연속으로 여전히 불황을 나타내는 50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이 외에 10월중 건설투자실적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득도 10월에 예상보다 0.5%포인트 많은 2.9% 올라 9월의 1.7% 감소와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이날 부시 대통령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의장이 회동을 갖고 미국 경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은 재정과 금융부문이 서로 힘을 합하여 경기 활성화를 위한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켜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마감후 그린스펀 의장은 세계경제의 국제화에 연설하기로 돼 있다.
이날 금융주의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엔론의 파산 신청에 영향을 받았을 뿐 아니라 골드만 삭스가 증권주가 지난달에 일제히 10%이상 올라 앞으로 선전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대부분의 증권주의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모간 스탠리는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6% 하락했으며 이외에 골드만 삭스 자신을 비롯해 메릴 린치, 리만 브러더스, 베어 스턴즈 모두 1-4% 하락했다.
이번에는 모간 스탠리가 JP 모건 체이스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수익률 전망치도 낮춰 잡았다. JP 모간이 엔론의 파산에 가장 많이 위험이 노출된 기업이라며 JP 모건의 부진은 다음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 모간을 비롯해 씨티그룹,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은행주 모두 주가가 2-4% 하락했다.
한편 메릴 린치의 리챠드 번스타인은 엔론의 파산이 지난 1998년의 장기자본관리(LTCM) 파산과 매우 흡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엔론의 파산은 3년전 LTCM의 경우와는 달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엔론의 파산은 신용위험과 지나치게 과소평가돼 있다는 증거라며, 최근 각 자동차 판매회사, 백화점, 소매업체, 그리고 신용카드회사가 소비자에게 무이자 신용공여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신용위험을 간파하지 못 한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주도 이날 하락했는데, 반도체의 전세계 판매실적이 10월에 2.5% 늘었다는 반도체산업협회의 보도도 하락세를 멈추지 못 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지역에서 판매가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5.0%)는 지수하락폭을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AMD가 최대속력으로 회로를 교체하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5%)는 한국의 하이닉스 반도체와의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올랐다. 메릴 린치는 재빠르게 마이크론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인텔(-1.7%)은 모간 스탠리에 의해 수익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기존의 수익전망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주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AOL 타임 워너(-3.9%)는 반대로 사운드 뷰라는 투자평가회사에 의해 등급이 "강력매수"에서 "매수"로 하향 조정됐으며 아마존 닷컴(-6.1%)도 리먼 브러더스에 의해 부정적인 코멘트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야후(+2.4%)는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외에 제너럴 일렉트릭(-4.7%)은 다우종목중 낙폭이 가장 컸는데, 살로몬 스미스 바니에 의해 수익전망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1.4%)는 JP 모건 체이스에 의해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1% 남짓 올랐는데 이것이 이날 다우 30개 종목중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었다.
한편 포드(-5.6%)는 자동차 판매가 폭증했던 10월과는 달리 11월중에는 고작 4.4%의 판매신장세를 보였다고 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디트로이트의 한 신문사가 포드의 4/4분기 순손실액이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고 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반면 제너럴 모터스(-1.5%)는 11월 판매가 13% 증가했다고 했으나 역시 주가가 떨어졌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2.40%, 썬 마이크로시스템 -4.35%, 오라클 -1.71%, 인텔 -1.65%, 메들뮨 -11.11%, JDS 유니페이스 -3.67%, 마이크로소프트 +1.37%, 시에나 -3.27%, 델 -0.86%, 월드콤 -0.55%이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엔론 +50.00%, 제너럴 일렉트릭 -4.73%, 컴팩 +1.18%, AOL 타임 워너 -3.93%, 글로벌 크로싱 -9.45%, 캘파인 -14.84%, 다이너지 -8.24%, 루슨트 테크놀로지 +0.96%, EMC -3.57%, 씨티그룹 -2.80%, 엑손 모빌 +1.44%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에서 제너럴 일렉트릭 4%대 하락을 비롯, JP 모간 체이스, 씨티그룹, 알코아, 휴렛팩커드, 유니이티드 테크놀로지, 월트 디즈니가 2%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SBC 커뮤니케이션, 엑손 모빌, 마이크로소프트, 존슨 앤 존슨 등 6개 종목은 주가가 올랐다.
이번주에는 향후 증시의 향방과 다음주에 있을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표가 발표된다. 오는 7일 금요일에 발표되는 11월중 실업률, 일자리수, 평균임금 등 고용지표가 그것이다. 특히 실업률이 지난 달의 5.4%에서 얼마나 더 오를 지가 지대한 관심거리인데 월가에서는 0.1내지 0.2%포인트 소폭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요일에 구매관리자협회의 11월중 비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며 목요일에는 3/4분기 생산성지표, 10월중 공장주문실적과 지난주의 신규 실직자수가 발표된다. 금요일에는 고용지표 외에도 12월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이번 7일의 증시 움직임은 4주 남은 금년 증시의 피날레가 어떻게 장식될 지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