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2002년 첫 사흘 연속 상승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시 지수가 오름으로써 2002년의 첫 사흘을 모두 상승세로 마치며 기세를 떨쳤다. 이날 발표된 실업률과 비제조업지수 모두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 증권, 항공, 소프트웨어주가 이날의 상승을 주도한 반면, 반도체, 텔레콤, 제약주는 이날 소폭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약 3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으로 하루를 시작했으나 개장과 함께 하락세를 보이며 12시경에는 전날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며 전날보다 15.14포인트(0.74%) 상승한 2,059.41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는 일중 한 차례도 마이너스 권역으로 진입하지 않으며 꾸준히 강세를 지켰다. 오후 들어 완만한 상승세가 다시 이어지며 전날보다 87.60포인트(0.86%) 상승한 10,259.7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7.25포인트(0.62%) 상승한 1,172.52로, 러셀2000지수는 3.79포인트(0.76%) 상승한 499.30으로 이날을 마쳤다. 러셀2000지수는 500선 회복을 코앞에 두게 됐다.
이날 대부분의 업종이 플러스로 마감됐다. 하드웨어 2.19%, 인터넷 1.41%, 멀티미디어 2.08%, 소프트웨어 2.68%, 네트워킹 1.05% 부문 등 기술주를 비롯해 증권보험 4.96%, 은행 1.70%, 항공 3.49%, 바이오테크 2.06%, 제지 1.51% 부문도 크게 올랐다. 이 외에 소매 0.85%, 교통 0.90%, 석유 0.49%주도 올랐으나, 텔레콤과 반도체는 지난 이틀간의 급등세를 반영해 이날 소폭 하락했으며 제약, 유틸리티도 소폭 하락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활발해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의 명절 분위기가 완전히 끝내고 본격적인 한 해가 시작됐음을 확인했다. 나스닥에서 21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6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수가 내린 종목수보다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22:14, 20:11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실업률은 예상대로 5.8%로 나타났다. 조정된 지난 11월의 5.6%에 비해 소폭 올라간 것으로 경기가 여전히 침체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비 농업부문 취업자는 11월 371,000명 줄었으나 12월에는 124,000명 감소하는데 그쳐 고용시장에서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게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됐다.
실업률 5.8%는 1995년 5월 이래 최고치이며 2001년 전체 일자리수 감소규모는 1990년에서 91년에 걸친 불황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전미 경제학연구기관인 NBER이 공식적으로 이번 경기침체기의 시작으로 결정한 지난 3월 이래 무려 14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2월 일자리수 감소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하반기 들어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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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은 다른 지표의 뒤를 따라 가장 늦게 경기상황이 반영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세가 시작돼도 고용시장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현 경기가 조만간 이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오는 29일과 30일에 개최되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자칫 경기 이륙에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실업률이 6.0% 정도로 발표되면 연방준비은행은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추측이었다.
이날 발표된 전미 구매관리자협회(NAPM) 의 새로운 이름인 공급관리협회(ISM)의 비제조업지수는 11월의 51.3에 비해 오른 54.2로 집계됐다. 월가는 50을 하회하는 49.7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수 50이 넘었다는 것은 비제조업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다는 의미로 연 두 달째 50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낙관적인 사람들은 최근의 경기지표를 보고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판단을 하고, 조심스러운 신중론자도 최소한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 올 들어서의 랠리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일부 대형주의 경우 실제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위험이 상존하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이틀간 10%이상 폭등했던 칩주가 이날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이틀간 특히 13%나 상승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9%)는 한국의 경쟁사인 하이닉스 반도체의 DRAM 운영을 위해 이 회사와 50억달러 규모의 주식교환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텔(+0.8%)에 대해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현재의 투자등급을 유지하면서 주가 목표도 40달러에서 45달러로 높여 잡은 반면, 메릴 린치는 인텔을 비롯한 칩주가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지 자신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비췄다.
AT&T(-1.6%)는 약 1만명의 정리해고로 인해 4/4분기 일시적으로 10억달러의 수익감소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5천명이 감원됐고 올해 나머지 5천명에 해고 통보를 할 것이라고 하면서 중간경영층에서 대거 감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T&T는 인력감원 외에도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무선전화와 케이블사업을 이미 매각한 바 있다.
AOL 타임 워너(+0.6%)는 리만 브러더스가 이 회사의 현 주가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당분간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했으나 주가는 오전의 부진을 극복하고 소폭 올랐다. AOL 타임 워너는 다음주 월요일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BMC 소프트웨어(+12.0%)는 메릴 린치의 투장등급 상향 조정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또한 뱅크 오브 어메리카는 시벨 시스템(+3.0%), JP 모건 체이스는 어도브(+8.2%)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해 이날 소프트웨주의 강세를 불러 일으켰다.
푸르덴셜증권은 증권사에 대해 긍정적인 수익전망을 내놓았다. 메릴 린치,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등 간판 브로커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조정했. 이에 힘입어 이들 종목은 모두 3-5% 주가가 상승하며 증권주가 이날 업종 최고 상승율을 기록하는데 기여했다.
이날 보잉(+3.8%)은 다우종목중 JP 모건 체이스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보잉은 4/4분기에 144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는데, 9-11 테러 이후 항공산업 위축으로 이 수준을 달성하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연간 전체로는 527대의 항공기를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항공기 부품 제조회사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0.2%)는 동반 상승에 실패했다.
제지주는 인터내셔널 페이퍼(+3.2%)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윌러멧 인더스트리(-12.0%)는 웨이어호이저(+3.0%)의 60억달러 규모의 인수제의를 거절하고 조지아-퍼시픽(+1.1%)과의 업무제휴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식품주인 타이슨 푸드(+9.1%)의 주가도 상승했는데 주당 36센트의 순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크게 힘입었다. 월가는 주당 25센트 정도를 예상했었다. 커피체인점인 스타벅스(+7.0%)는 지난 분기 판매량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발표했으며 메릴 린치는 스타벅스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수익경고를 발표한 기업도 없지 않았다. 유틸리티주인 이퀴터블 리소시스(-2.1%)는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로 수익상황이 좋지 않다고 발표했으며, 에너지주인 핼리버튼(-7.2%)은 파산신청을 할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또한 텔레콤 장비주인 애드트란과 시스템 개발업체인 머큐리 컴퓨터, 온라인 여행사인 트래블로시티 닷컴 모두 애널리스트가 예상하는 수익규모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금융주인 컨세코(-19.1%)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기피'종목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컨세코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종목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데임러-크라이슬러(+1.5%)는 2001년 수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소폭 올랐다. 비용절감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고 덧붙였는데, 포드와 다우종목인 제너럴 모터스도 1%내외 주가가 올랐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 +4.69%, 시스코 시스템 +0.72%, 인텔 +0.79%, JDS 유니페이스 +5.15%, 오라클 +1.50%, 델 +1.76%, 페레그린 시스템 +1.73%, BEA 시스템 +10.88%, 시벨 시스템 +3.58%, 시에나 +5.48%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핼리버튼 -7.24%, AOL 타임 워너 +0.60%, EMC +2.71%, 케이마트 +11.98%, 루슨트 테크놀로지 +2.74%, 코닝 +10.10%, 컴팩 +4.20%, 제너럴 일렉트릭 +0.84%, 노키아 -2.08%, 노텔 네트워크 +3.50%, 엔론 +4.69%, 타이코 인터내셔날 -0.18%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 JP 모건 체이스,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보잉, 알코아, 캐터필라, 인터내셔널 페이퍼가 3%이상 상승했으며 월트 디즈니, 제너럴 모터스, 홈 디포, 씨티그룹, 허니웰, 듀퐁도 1%대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AT&T를 비롯해 존슨 앤 존슨, 마이크로소프트, 프록터 앤 갬블, 코카콜라, SBC 커뮤니케이션, 필립 모리스, 월 마트, 머크는 주가가 하락하는 부진을 면치 못 했다.
이날 2002년 첫 주를 마친 뉴욕증시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 연말부터 발표되는 거시지표의 내용이 최소한 기대이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투자전문기관인 호라이즌의 칼슨씨는 지난 1950년 이래 11차례를 제외하고는 매해 첫 5거래일의 주가 움직임이 연간 전체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을 나타냈다는 재미있는 통계를 내놓았다. 첫 한 주일의 주가 움직임이 연간 전체의 움직임을 예견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점에서 금년 주가는 플러스로 마감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투자자들은 더욱 신빙성있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뉴욕증시가 거쳐야 할 첫 번째 관문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될 주요 기업들의 수익발표로 투자자들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