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망또를 입고 하늘을 날수..."

몇 년전 미국에서는 어린이가 고양이를 목욕시키고 털을 말리기 위해서 전자레인지에 넣었다가 고양이가 죽은 사건에 대해 제조회사에게 “사용방법에 대한 주의 및 경고의 결함”에 대한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났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전자레인지의 작동 원리를 모르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본다면 얼마든지 발생 가능한 경우라고 본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생겨난 것이 PL 즉 “제조물책임”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거대화된 기업에 대응하여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여론이 조성되었고 PL이 탄생하게 되었다. PL의 원조는 미국이다. 1963년 그린만(Greenman)이라는 사람이 결함이 있는 기계를 사용하다가 다쳤는데, 법원은 제조회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그 후 유사한 판례를 통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PL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용되고 있는데, ‘망또’에 “이 망또를 입고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라고 경고문이 붙어있는가 하면, 에어컨의 사용설명서에는 “창 밖으로 떨어뜨리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기도 하고, “옷을 입은 채 옷에 다리미를 대지 마시오(다리미)”, “아이를 태운 채 접지 마시오(유모차)”, “토너를 먹지 마시오(프린터)” 등 어처구니없는 경고문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웃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 이런 것들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어 대책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7월 1일부터 PL법이 시행된다. 그렇게되면 소비자들은 이전 보다 안전하고 품질이 좋아진 제품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기업으로서는 안전한 제품을 위해서 추가된 부담의 일부를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담은 커질 것이다. 우선 PL비용이 급증할 것이다. PL법 이전에는 제품사고가 났을 때 소비자가 기업의 잘못을 증명하여야 했으므로 소송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기업이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 소비자의 제소가 쉬워졌으므로 소송 건수가 늘어날 것이며, 기업의 패소 가능성도 커진다. 외국에는 PL 소송으로 파산한 회사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담배에 대한 PL 소송에서 소비자측이 계속 승리하면서 수천억원에 해당하는 배상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그러나 PL 도입이 모든 기업에 위협인 것만은 아니다. PL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력, 경영역량이 있는 기업에게는 기회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기업들의 자체 실력향상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나아가 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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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최선의 방법은 제품안전을 기업이념으로 삼아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서 결함이 발생할 수 없도록 고려해야한다.
둘째, PL 소송에 대비하여 개발당시의 기술수준, 법령 등을 면책을 위한 증거자료로 준비해 두어야 한다.
셋째, 제품에 주의 및 경고 표시를 게을리 하여서는 안된다. 미국 PL 소송의 40% 정도가 이에 해당하는 소송이다.
넷째, 이미 출시한 제품의 결함이 밝혀지거나, 신기술개발로 과거 기술수준으로 극복할 수 없었던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경우, 즉시 리콜을 실시하여 사고예방에 임해야 한다. 끝으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PL 보험을 들어 경제적 부담을 분산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제 한달 후면 PL법이 시행된다. 준비하는 자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지금부터라도 연구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면서 대비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