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또 급락" 5주째 내리막

[뉴욕마감]"또 급락" 5주째 내리막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6.22 05:49

[뉴욕마감] 미 증시 5주째 하락

[상보]

뉴욕 주식시장이 '트리플 위칭' 데이인 21일(현지시간) 달러화 추가 하락, 중동 사태, 회계 의혹, 순익 둔화 우려 등 악재들로 인해 다시 급락했다. 특히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3일째 세자리수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고, S&P 500 지수는 지난해 9.11 테러사태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00선이 붕괴됐다.

이날 부진에는 달러화 급락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의 시장에 발포,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부상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됐다.

달러화는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장관이 "외환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고 발언, 일본의 시장 불개입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엔화에 대해 7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26개월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달러/유로 환율은 97센트도 돌파,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 96.67센트 보다 크게 오른 97.07 센트에 거래됐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23.31엔에서 121.11엔으로 하락, 120엔선 붕괴도 눈앞에 두게 됐다.

다우 지수는 장초반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호재가 없자 기력을 상실, 낙폭을 늘려 나갔다. 특히 장 마감을 앞두고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으나 결국 177.98포인트(1.89%) 급락한 9253.79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3일째 세자리수 떨어지며 주간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23.82포인트(1.63%) 하락한 1440.93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7.16포인트(1.71%) 내린 989.13으로 마감, 지난해 9월 21일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셀 2000 지수는 0.82포인트(0.18%) 오른 461.07로 장을 마쳤다.

3대 지수는 이에 따라 주간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한 주간 2.3% 떨어졌고,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각각 4.2%, 1.8% 하락했다. 다우 지수의 올들어 하락폭은 7.7%로 확대됐고, 나스닥과 S&P 500 지수의 하락폭 역시 26%, 14% 등으로 깊어졌다. 윌셔 5000 지수를 기준으로 할 때 올들이 미 증시의 시가총액 가운데 1조 5200달러가 공중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산됐다.

증시 부진에 따라 금값은 상대적인 안전 투자처로 부상하며 급등, 8월물 선물은 온스당 1.40달러 오른 325.10 달러를 기록했다. 미 국채 가격도 상승했다. 유가는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에 이어 증산할 수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오름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22센트 오른 25.53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현물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그만큼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부정적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매수 의지를 보이지 않아 결국 오를 수 밖에 없는 '항복' 단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날 거래량은 지수 선물 및 옵션, 개별 주식 옵션 등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 위칭 여파로 크게 늘어났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8억1800만주, 나스닥에서는 18억6600만주가 각각 거래됐다.

업종별로는 소매와 설비가 강보합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락했다. 머크의 매출 과장 의혹으로 제약주가 크게 하락했고,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주의 낙폭도 큰 편이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도 3.11% 추가 하락, 380.03을 기록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0.87% 올랐으나 인텔과 AMD는 각각 3.3%, 3.1% 떨어졌다.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기소로 최근 폭락했던 램버스는 전날 장 마감후 콘퍼런스 콜을 통해 분기 순익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재확인, 0.8% 올랐다.

제약주는 머크가 매출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보도로 4.25% 급락한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머크가 자회사인 머크-메드코가 약품가격을 이중으로 계산해서 매출을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머크는 일반회계기준에 적법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주가 하락을 막는데는 실패했다. 화이저도 5.7% 급락했다.

개별 종목은 투자 의견 조정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으나 오름폭은 작고 낙폭은 큰 편이었다.

우선 델 컴퓨터는 살로먼 스미스바니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한 가운데 0.2% 올랐다. 반면 IBM은 리먼 브러더스가 올해 실적전망을 하향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약세를 보이고 있다. IBM은 3.95% 급락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 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은 이번 분기 순이익이 예상범위의 상한선에 이르거나 넘을 수 있고, 다음 분기 주문도 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발표에 힘입어 한때 5% 이상 올랐으나 장 마감 부진으로 0.8% 하락했다.

다우 종목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메릴린치가 적정 가격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투자 의견을 '강력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 4.4% 급락했다.

이밖에 엑손 모빌은 유가가 오전 한때 급락한 여파로 1.2% 떨어졌다. 전문 소매점인 '베드 배스 앤 비연드'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초과한데다 CSFB의 순익 전망치 상향 조정에 힘입어 5.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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