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일 앞으로 닥친 제조물 책임법
제조물책임(PL)법 시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여전히 허둥대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이 제도가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있고 어떻게 대처하는 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눈치다.
PL법은 소비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다치거나 재산상 손해를 보았을 경우 제조업체의 배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해야 했으나 내달 1일부터는 소비자의 입증 책임 없이 기업이 결함이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쪽으로 상황이 반전된다. 뿐만 아니라 손해 배상의 주체는 제조업자와 가공업자, 수입업자 등으로 확대된다. 공급자의 책임이 그만큼 늘었다.
소비자단체들은 좋은 제도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공급자들은 실로 죽을 맛이라는 표정이다. 법제정 뒤 2년반의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들은 사실 준비에 소홀했다. 이때문에 법 시행 후 혼란을 겪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 제도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는 주로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반영한 정서이다. 업계가 표출하는 일종의 희망사항으로도 비춰진다.
정부는 이미 상당수 제조업체는 준비가 끝난 상태며 일부 업체에서는 벌써 제품 생산시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요하는 문구를 표기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 달리 중소 전자업체, 제약업체, 음식료업체 등은 PL법에 사실상 무방비다. 당장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업체가 허다하다. 보험가입에만 급급한 업체도 많다.
소비자가 시장의 중심이 되는 선진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PL법의 광범위한 적용과 활용은 필수적이다. 까다롭고 강한 목소리를 가진 소비자가 있을 때 강한 기업이 나온다. 업체들도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PL법이 단기적으로는 업계에 고통이 될지라도 멀리보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윈-윈 게임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