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T 의 죄를 사하노라!

[기자수첩]SKT 의 죄를 사하노라!

홍진석 기자
2002.07.05 12:43

[기자수첩] `SKT 의 죄를 사하노라! `

'너의 죄를 사하노라!'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의 입장바꾸기에 이제 시장은 별로 놀라지 않는다. 민감한 시기, 예민한 사안에 대한 그의 발언이 수시로 달라져온 탓이다. 접속료 때도 그랬고 3세대 이동통신(IMT-2000) 관련 발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텔레콤의 `삼성 밀어내기 한판승'으로 끝난 KT 민영화 직후 양장관은 노기어린 심기를 주저없이 내비쳤다. 양장관은 지난 5월25일 SK텔레콤에 대해 "KT 주식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정부 정책에 정면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2대 주주 이하가 될 때까지 조속히 처분하라"고 경고했다.

그런 그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감정보다는 냉정하게 문제를 봐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이슈는 경영권에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 경영권 행사만 하지 않으면 지분보유는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란 예상밖의 발언을 했다. 한달여전 강경발언에 대해서는 반년 이상 최선의 KT 민영화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온 정책집행자들이 우롱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기 때문이라며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에서 `너의 죄를 사하노라'로 달라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양장관은 그러나 이날도 정부 부처 장관으로서는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거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97년 대선 이후 현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산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때 검토된 안은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민감한 사안이었다. 양장관은 이를 의식했는지 최근 이같은 안이 다시 거론된다고 하자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산업자원부의 공세를 겨냥하면서 "통합되면 하향 평준화된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산자부는 정통부의 아래에 있는 부처라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IT 산업의 총량이 커지면서 정통부 장관의 말 한마디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주식가치를 좌우할 시대에 이미 들어섰다는 점이다. 시장은 무게있고 한결같고 명쾌한 당국자의 말을 듣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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