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이틀째 급락, 다우 178p↓

[뉴욕마감]이틀째 급락, 다우 178p↓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7.10 05:32

[뉴욕마감]이틀째 급락, 다우 178p↓

[상보]

조지 부시 대통령이 회계 스캔들 진정을 위해 월가를 직접 방문한 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급락으로 응대했다. 부시 대통령이 엄단하려는 회계 부정 이슈가 잦아든 대신 내주 본격화할 실적 발표와 관련해 순익 악화 전망이 잇따른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신문 경제면이 스캔들 지면으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며 기업들에게 한층 높은 윤리적인 기준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이어 기업 범죄 수사를 총괄할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는 한편 징역 형량도 최장 10년까지 현재보다 배 높여달라고 형량위원회에 제안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분식 회계, 진실 은폐, 법 위반 등을 종식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분식 회계를 근절하기 위한 수순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개혁안 빠져 있으며,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증시는 부시 대통령 연설에 앞서 반등하다 이를 시작한 오전 11시 30분 내림세로 돌아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1시를 기점으로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후 낙폭을 크게 키워 나가 일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날 104.60포인트 하락한데 이어 이날 178.81포인트(-1.93%) 급락, 9096.09로 마감하며 9100선이 다시 무너졌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 42.75포인트에 이은 24.47포인트(1.74%) 떨어지며 1381.14를 기록, 1400선이 붕괴됐다. S&P 500 지수는 24.15포인트(2.47%) 내린 952.83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3억5300만주, 나스닥 16억7900만 주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압도, 혼조세를 보였던 전날과 달리 투자 심리가 다시 냉각됐음을 입증했다.

회계 부정이 잠재적인 악재로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이날은 반도체주에 대한 무더기 등급하향, S&P 500 기업의 부정적인 실적 전망, 경제 회복세 둔화 등 실적 악화 부담이 불거졌다. 전날 알코아를 시작으로 2분기(4~6월) 실적 발표가 내주부터 본격화한다.

달러화도 약세를 이어갔다. 전날 118.55엔으로 떨어진 엔/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17.85엔으로 밀렸다. 달러/유로는 전날 98.78센트에서 99.43센트에 거래되며 '1달러=1유로'에 다시 다가섰다.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경제 기상도를 감안하면 기업 순익이 밝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익이 개선되는 추세에 있지만 앞으로 몇 개월 간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소비 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증시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RB가 '디플레이션 방지'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망은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액면 그대로 읽기 어려워진 기업 실적도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임을 우려한 것이다.

이날 증시를 업종별로 보면 금과 은행이 강세를 보인 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약 등이 크게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56% 떨어진 362.49를 기록했다. 악재는 투자 의견 하향이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브렛 호데스는 반도체 부문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을 비롯해 13개 업체의 투자 의견을 하향했다. 그는 하반기 반도체 장비 주문이 정체될 가능성이 최근 크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 내낸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0%에서 20~25%로 하향하는 한편 올해는 20%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유지했다. 메릴린치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KLA-텐코르, 램 리서치, 노벨러스 시스템스, 어시스트 테크놀러지스, MKS 인스트루먼츠, 엔티그리스, 비코 인스트루먼츠 등 8개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강력 매수(Strong Buy)'에서 '매수(Buy)'로 각각 한단계 하향했다. 또 어드밴스드 에너지 인더스트리스와 써마-웨이브, 월트라테크 스테퍼 3개사는 '매수'에서 '중립(Neutral)'으로 한단계, 듀퐁 포토마스크스와 엠코어는 '강력 매수'에서 '중립'으로 2단계 각각 끌어내렸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6.7%, 노벨러스는 7.3% 급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 하향과 맞물려 2.9% 떨어졌다. 살로먼 스비스바니는 인텔의 목표가도 45달러에서 27달러로 낮췄다.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램버스는 각각 4.1%, 3.3% 상승했다.

제약 업체들은 와이스 등의 폭락으로 약세를 보였다.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틴 대체제인 프렘프로를 제조하고 있는 와이스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과 심장혈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오면서 24.3% 폭락했다.

또 최근 회계 스캔들에 휘말린 머크는 4.3% 추가 하락했다. 엘란은 최고경영자가 사임했다는 소식에 18.6% 급락했다.

델 컴퓨터는 최고재무책임자가 기업들의 PC 구입 증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분기 순익 전망은 달성할 수 있다고 확인, 강세를 보이다 막판 내림세로 돌아서 0.04% 하락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샌포트 번스타인이 순익 전망치 달성을 전망하면서 0.5% 상승했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월드컴 대출분 손실 등을 감안해 모간스탠리가 순익 전망치를 하향한 여파로 2.3% 떨어졌다. 10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야후는 순익 목표 달성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1.47% 하락했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텔레콤 및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6% 떨어졌고, 파리의 CAC40 지수는 1% 하락했다. 런던의 FTSE100 지수는 1.3%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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