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부식 자산운용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600억원을 출자한 아남반도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않는 기업이다. 최근 공장 가동율이 30%밖에 되지 않고 지난해 2285억원의 적자를 냈다.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지난해 11월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550억원을 지원한 동부전자는신생기업으로서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산업의 한가운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에 대한 투자 및 대출과 관련, 동부화재와 생명은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도 많이 오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투자수익도 향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회사의 자산운용 담당자들은 현행 보험업법이나 감독규정에서 정한 동일기업에 대한 총자산의 5%이내 투자한도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그러나 특히 보험회사에 있어서는 투자의 기본이 안전성이라는 상식을 들이대면 이들의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을 잃는다. 만약 개인 돈이라면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에 투자할 지, 자산운용 담당자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금융감독당국은 한술 더 뜬다. 보험사라 할지라도 자산운용 관련 법규만 지킨다면 나머지는 개별 회사가 알아서 할일이란다. 적자 기업에 계열사에 대한 우회적 지원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데도 투자한도에 문제가 없다며 팔짱만 끼고 있다.
금융사들에 있어 자산운용은 고객의 돈으로 하는 만큼 최소한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특히 보험사 자산운용의 재원은 바로 보험가입자들의 생명이나 미래에 닥칠 수 있는 결정적인 위험에 대한 담보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소중하지 않은 돈이 없겠지만 보험가입자들의 재산은 더욱 철저하게 관리돼야 하며 안전하게 운용돼야 한다.
이번 동부계열 보험사들의 '이해할 수 없는 투자'로 인해 그동안 쌓아왔던 고객들에 대한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