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中 수교 10주년의 현실
올해는 한중 수교 10주년이 되는 해다. 죽의 장막이 걷힌 후 양국간의 교역과 투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2005년에 양국의 교역규모는 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갖는 관심보다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갖는 애정(?)이 더욱 크다. 지난 10년 동안 대 중국 투자건수는 6400여건으로 총 해외투자건수의 42%를 차지했다. 투자금액도 56억 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지난 한해 동안만 약 2000개 기업이 중국으로 달려갔다. 가히 '중국 러시'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이 같은 열광에 비해 중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다. '월급이 가장 적은 외국기업', '툭하면 고함치고 손찌검도 서슴치 않는 관리자', '술과 사우나로 사업을 성사시키려 드는 막무가내형 사업가'. 한중 수교때부터 한국 기업과 거래를 해온 중국 기업가 왕리구오(王立國)는 한국기업과 기업가의 비뚤어진 관행을 그렇게 통박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가가 제일 조심해야 할 상대는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인이다. 특히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 사업가이면 더더욱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들 중에는 사기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하는 대목에 이르면 기자의 낯짝이 상기될 정도다.
중국에는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400대 기업이 앞다퉈 진출해 200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다국적기업들도 12억 인구의 대륙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의 상술은 유대인의 상술과 쌍벽을 이룬다. 간단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심리나 폐쇄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에는 연소득이 1만달러가 넘는 인구수가 5000여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 예전에 일본이 한국을 대하듯 우리가 중국을 대할 수 없는 것이다. 한중 수교 10주년의 현실을 다시 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