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자자위해 등록취소 못해?

[기자수첩]투자자위해 등록취소 못해?

김익태 기자
2002.07.15 12:34

[기자수첩]투자자위해 등록취소 못해?

무엇이 진정으로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길일까.

코스닥 기업의 등록 심사와 취소를 결정하는 코스닥위원회 수장(首長) 정의동 위원장은 지난 12일 등록 기업 이코인의 차명계좌 파동과 관련해 간담회를 갖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대주주의 차명계좌 지분 매도는 명백한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만 등록 후 적발되더라도소액투자자 보호를 위해 등록을 취소시킬 수 없다"

전자화폐 업체인 이코인 대주주는 지난해 11월 등록을 전후해 차명 주식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겼을 뿐 아니라 일정기간 대주주 주식매매를 금지한 등록 규정을 어겼다. 당연히 등록취소되어야 하지만 시장에서 주식을 산 개미 주주들이 피해를 볼게 자명하기 때문에 명분보다는 현실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증시의 파수꾼 금융감독원의 태도도 코스닥위 못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가 단지 차명계좌를 통해 지분을 은닉했다고 이를 검찰에 고발할 수 없다"며 "몇 개 기업 처벌한다고 이와 같은 일이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대주주의 지분 은닉은 주가조작과 시세조종 등 작전세력과 결탁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의 은닉지분이 작전세력과 연결될 경우 소액투자자의 피해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로 문제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대주주의 차명 분산과 차명 거래는 삼척동자도 다아는 증시의 관행이고 또다른 이코인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코스닥위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딱한 입장이 됐다.

정의동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전한 시장 질서 조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조했고 이근영 금감원장은 한 걸음 더나가 시장 규율의 확립과 불공정 조사 강화를 통해 올해를 투명 시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으나 공허하게만 들린다. 금융당국이 `소액 투자자 배려'를 방패 삼아 차명계좌 문제를 방치하는 사이 시장은 속으로 곪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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