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리바다` 안타깝다
사회는 변증법적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기존질서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력이 형성되고 이는 기존질서와 타협하여 새로운 질서를 낳는다. 최근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존업계를 위협하고 갈등이 빚어지는 사태를 볼 때 정-반-합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발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을 절실히 느낀다.

미국의 냅스터가 파산지경에 이른데 이어 우리나라의 소리바다도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제기한 서비스중지 가처분신청이 받아 들여져 같은 신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구질서의 갈등에서 빚어지는 이 같은 충돌에 의해 네티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서비스중의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한 P2P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이 제한 받는 것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소리바다 서비스의 중지가 반드시 음반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소리바다 방식 외에도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에 따라 음악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파일 전송과 메일 첨부 등의 기능을 이용하면 30초 이내에 MP3 음악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다. 또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MP3 파일을 CD로 구워내면 오리지날과 똑같은 음반이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음악공유를 넘어서 영화를 복제하여 공유하는 추세로까지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수요가 있고 그것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카세트와 비데오 레코더가 개발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소리바다를 처벌하는 것보다는 음악과 영화를 네트워크 위에서 복제 유통 공유하는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발 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
미국의 냅스터도 서비스가 중지됐으니 같은 방식으로 사업하고 있는 소리바다도 중지되어야 마땅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는 없을까? 신기술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약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경제 사회적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IT강국으로 발전하여 국가 융성의 기틀을 만들고자 열심인 이때 특히 그렇다.
휴대폰과 초고속통신망의 보급률이 높다는 것이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칭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물리적 인프라의 공급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하이테크가 원활히 자리 잡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제도적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냅스터가 미국에서는 자리잡을 땅이 없지만 소리바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무리없이 성장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정보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월드컵 행사 중에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우리나라의 IT산업의 발전상을 실감나게 느끼고 갔다 한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각 가정에 보급되어 자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원더풀을 연발했다고 한다. 소리바다 문제가 타협적으로 해결되고 P2P 신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다면 전 세계는 또 한번 놀랄 것이고 한국의 IT강국의 이미지는 보다더 확실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을 일구어내는 한국의 사업 환경은 전 세계에 귀감이 되는 제도적 표준으로서의 리더십을 확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