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전기, 뒤죽박죽 실적발표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이나 회계기준을 그대로 믿다간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글쎄요'다.
삼성전기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상반기 1조6532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784억원으로 90% 증가했다고 밝혔다.삼성전기는 이같은 실적호전 보도에 힘입어 이날 4100원(8.38%) 상승한 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4.55%),삼성SDI(2.28%),LG전자(3.93%) 등 여타 블루칩과 비교할 때 실적발표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전기가 이날 공개한 실적은 재무제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액은 1조5280억원. 따라서 실제 매출증가율은 8.2%.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매출 증가율을 6.6%포인트나 부풀린 것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해 매각,정리한 셋톱박스 등 13개 사업부문 매출을 지난해 매출에서 빼고 금년 상반기 매출과 비교, 이같은 차이가 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삼성전기는 보도자료에서 이같은 내용을 명기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큰 혼선을 빚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기는 한술 더 떠 실제 95억원인 지난해 영업이익을 413억원으로 늘려잡아 올 영업이익이 90% 증가(실제론 728%) 했다고 발표했다. 매출 증가율은 늘리고 영업이익증가율은 줄인 것이다. 이밖에도 삼성전기 발표자료내에서도 같은 항목의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등 뒤죽박죽으로 얽혀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가 언론에 실적을 공개하기 전에 자료를 입맛대로 자의적으로 손본 결과 뒤죽박죽이 된 것 같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