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T, 살맛난다
KT 사장이었던 이상철씨가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요즘 KT는 `살 맛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장관 취임 후 KT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이 `술술' 풀려가고 있기 때문. 통신산업의 주관부처인 정통부 내에서나 KT의 경쟁업체들 모두가 `알아서 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그동안 주저하던 KT 교환사채(EB)를 이장관 `취임 선물'처럼 풀어놨다. 이장관은 취임 당시 KT와 SK텔레콤의 지분 문제에 대해 "모든 게 순리대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을 뿐이지만 `언중유골'로 비춰졌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 SK텔레콤은 나머지 보유지분도 KT와 교환(스왑)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KT가 지난 22일 재무구조개선 등을 이유로 SK텔레콤 주식을 담보로 추진했던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EB 발행을 연기한 배경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던 SK텔레콤의 지분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무선랜 사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2.3㎓ 대역의 WLL 주파수 문제도 하나로통신이 줄곧 주장했던 것은 무시되고 주파수 재분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은 이미 신임 이장관이 우려했던 KT 편향 육성책을 밀고 나가는 것 아니냐며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여기에 정통부가 새롭게 2세대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조기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KT의 입장이 크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T는 올해 수립한 마케팅정책을 통해 번호이동성 조기도입을 적극 요구한다는 입장을 세우고 번호이동성 도입시에 SK텔레콤 가입자를 전환하기 위한 마케팅전략을 수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비용분담과 다양한 결합상품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한다는 방침도 세워놨다.
장관이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길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기업풍토를 보는 것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