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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공동검사권을 놓고 위법성 시비를 벌이던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어물쩍 싸움을 끝냈다. 양 기관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보이자 재정경제부가 중재에 나섰고 급기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하고 봉합했다.
그러나 싸움은 그대로 끝날 수 없게 됐음을 양 기관은 알아야 한다. 적어도 분명히 해야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양 측은 싸우면서 “서로 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모두 업무 특성상 법 집행에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기관들이다. 한국은행이 법에 어긋나게 통화신용정책을 폈다면, 금감원이 법을 지키지 않고 금융기관을 감독.문책했다면 어찌될까. 그러나 두 기관은 분명히 서로 “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둘 중 한 쪽의 주장만 사실일 수도 있고, 양 측의 주장이 모두 맞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두 기관이 한 치라도 법을 어겼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그래야 금융시장의 규율을 세울 수 있다.
그동안 양측의 주장을 보면 이렇다. 한은측은 “한은이 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요구할 경우 금감원은 이에 응해야하는데 응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측은 “한은이 공동검사를 요구하려면 금융통화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하는데 한은 총재가 임의로 요구한 것은 위법이다”고 맞섰다. 한은측은 이에 대해 “금통위가 업무수행상 필요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고, 공동검사요구권을 한은 총재에 위임하는 규정을 제정, 이에 따라 요구한 것이다”고 반론했다. 금감원측은 이에 대해 “금통위가 공동검사요구권 자체를 한은총재에 위임할 수 없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인하도 규정을 만들어 위임할 수 있느냐”며 반문했다.
두 기관 모두 만천하에 드러내고 싸울 용기가 있었다면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따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용기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