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기자수첩]오이밭에서는...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중국 열녀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오이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같이 보이고, 오얏이 익은 나무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려고 하면 오얏을 따는 것같이 보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짓은 삼가라는 뜻이다.
성창기업의 특수관계인과의 부동산거래가 법정까지 가게 됐다. 성창기업이 지난달 특수관계인인 일광개발과 일광리조트에 매각한 부동산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헐값매각을 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이들은 이번 거래가 사전에 계획됐으며 회사간 거래를 이용한 '변칙증여행위'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의혹들이 해결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헐값매각과 관련 회사측은 2곳의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공증받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244억원의 매각대금은 터무니 없이 싼 가격이라며 적정가격은 1600억원대라고 맞서고 있다.
사전계획과 위장증여 문제도 마찬가지. 워크아웃 MOU상 지난해 9월까지 매각하기로 했던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위장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특수관계인들과 거래를 한 것은 이미 공시한 내용이고, 이들 특수관계인들이 적정한 가격을 치를 예정이므로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이 이 부동산의 매각에 대한 노력을 한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 부동산 매입회사들인 일광개발과 일광리조트의 지분이 최근 대주주의 아들들로 바뀐 점 등을 감안할 때 위장증여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은 법원, 금감원 등을 통해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비가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재벌기업들이 보여준 상속과정에서 수많은 내부자 거래를 지켜봐 왔다.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신지 않던 옛 선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성창기업의 처지가 너무 급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