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음 온라인우표제의 혁신성

[기고]다음 온라인우표제의 혁신성

장후석
2002.07.29 13:29

[기고]다음 온라인우표제의 혁신성

[편집자주]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2년4월 전격 실시된 다음의 온라인우표제는 시행 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정보민주주의 문제, e-메일 환경개선 문제, 온라인 업체의 수익 모델 구축 등 지난 1년 이상 동안 온라인상에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수많은 관련 인터넷업체들이 다음과 대립각을 형성하면서, 선도기업으로서의 무모함이 다음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더욱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음의 온라인우표제와 수익모델 성공 여부를 동일시함으로써 다음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었다. 온라인우표제가 성공할 경우 다음의 수익모델이 완성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치명적일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을 제시했다. 다음 역시 온라인우표제를 통한 결과물을 매출 성과로 국한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사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온라인우표제는 수익 모델의 성공 여부보다 선도기업으로서의 혁신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장을 거듭하던 벤체기업들은 거품 붕괴 후 유료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을 원했으나, 회원 감소와 네티즌의 반발 때문에 섣불리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선도업체인 다음의 도박과도 같았던 온라인우표제 강행은 인터넷업계의 혁신 차원에서라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책이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업계 선도자로서 어떻게 혁신을 수행할 때 성공할 수 있는지 4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정확한 시장 분석이다. 다음은 시장의 트랜드를 정확하게 분석했다. 스팸메일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었고, 아바타 서비스 등 유료 서비스에 대한 회원들의 반발이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누그러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선도기업으로서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 시장 트렌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사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철저한 사전 준비다. 다음은 온라인우표제를 위해 시행 훨씬 전부터 시범서비스를 실시했고, 반대가 심하자 대량 메일 IP 실명제 작업을 통해 e-메일을 보내는 업체들로 하여금 사전에 등록하도록 하여 사전 분위기를 조성했다. 갖가지 상황에서 돌발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점검하여 장애 요인들을 제거해야 하는 필요성을 잘 말해준다.

셋째, 親환경 분위기 조성이다. 다음은 여론 조사를 통해 親온라인우표제에 대한 분석자료를 만들고 이를 언론에 계속 발표했으며, 인터넷업계, 시민단체, 정부기관 등과 함께 e-메일환경개선협의체를 구성함으로써 외부 반대세력을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철저한 홍보 작업 및 혁신 과제를 수행할 때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반대 세력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함을 보여준다.

넷째, 선도기업으로서의 책임감 및 강력한 CEO의 추진력이다. 다음은 e-메일 환경 개선이나 벤처업계의 수익 모델 구축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위해 CEO는 많은 반대와 자사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는 배짱도 불사했다. 선도기업으로서 업계 전반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자세와 CEO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할 때만이 혁신이 가능한 것이다.

다음의 온라인우표제는 아직까지도 논란의 여지를 많이 남겨두고 있다. 정책시행과정에서 다음은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렇다고 다음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업계의 선도자로서 다음의 위치를 다시 한번 실감했으며, 장기적으로유료서비스 풍토도 조성했다. 무엇보다 혁신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했다. 혁신의 관점에서 다음은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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