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마늘과 바꿀 수 없는 것

[기자수첩]마늘과 바꿀 수 없는 것

송광섭 기자
2002.07.29 21:30

[기자수첩]마늘과 바꿀 수 없는 것

산자부 산하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연장 신청을 기각했다. 4시간여에 걸친 격론 끝에 수입제한 조치 연장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무역위원들의 조사 기각 결정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국민정서상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마다하는 것은 정말로 많은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다. 당장 농민들의 분노에 찬 외침과 과격한 시위가 뒤따를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더구나 마늘 문제는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 결과를 어떤 형태로든 숨겨온 것이 국민적 분노를 산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늘 문제도 결국은 경제문제다. 경제는 감정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국내 마늘 농가는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그러나 무슨 댓가를 치루더라도 마늘산업을 보호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우리의 2대 무역국이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연간 50억달러 이상(중국측 기준으로는 1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우리의 마늘 농업을 지키기 위해 치를 수 있는 비용은 사회전체적으로 균형된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우리가 마늘협상을 다시하자고 했을때 중국이 과연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가 중국산 마늘에 대한 수입제한을 우격다짐으로 끌고 나갈 때 과연 우리가 잃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50억달러의 무역흑자 기반을 흔들어 가면서 마늘산업을 껴앉고 가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무역위원들의 고뇌 끝에 내린 조사신청 기각결정을 평가한다.

그렇다고 마늘 협상 결과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면탈될 수는 없다.

그리고 정부는 통상문제가 협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결국 국내적 합의의 문제라는 점을 새삼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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