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A의 가치는 살아있다

AOL-타임워너,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월드컴, 엑손-모빌, 시티그룹, 다임러크라이슬러.
1990년대에 세계적 규모의 인수-합병(M&A)을 경험한 회사들이다. 1990년대 들어 EU출범, 세계화의 진전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이 전개되면서 세계의 기업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M&A를 추진했다. 그러나 그렇게 뜨겁던 M&A 열풍도 2000년이후 들어서는 시들하다.
무엇보다 주가가 하락하여 인수의 대가로 지불하는 교환수단으로서의 주식의 매력이 감소됐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증시불황은 기업의 절대적 가치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만 동종분야 기업의 상대적 가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않기 때문에 증시불황과 M&A둔화와는 관계가 적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경영자나 주주들은 주식시장이 침체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거래에 따른 위험을 의식하여 적극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리게 된다. 불확실한 시기에 기업은 M&A에 의한 외적 성장보다 기존 조직의 자원과 역량을 핵심부문에 집중하는 내적 성장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사례에서 보듯 국가간 합병은 문화적 차이의 극복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대두된 것도 M&A를 둔화시킨 한 요인이 됐다. 2000년들어 유럽기업들의 미국기업 인수가 크게 감소했고, 미국기업들의 유럽기업인수도 둔화됐다.
또한 회계의 신뢰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제기된 지금의 상황에서는 M&A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M&A를 경험한 기업들이 경험하지 않은 기업보다 회계상의 문제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M&A 대상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가 어렵다고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M&A시장의 회복여부는 경기나 증시, 회계의 신뢰성 문제같은 환경적 요소가 얼마나 빨리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러나 M&A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화, 정보화라는 경영환경의 큰 변화속에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창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는 수단이라는 M&A의 가치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다만 위험이 크게 느껴지는 시기인만큼 기존 M&A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한다.
일반적으로 M&A과정은 크게 전략을 도출하고 대상을 파악하는 '전략 수립 단계', 실사, 협상 및 체결이 이루어지는 'M&A 거래 단계', 통합계획의 수립 및 실행 그리고 사후관리로 이루어지는 'M&A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 ;PMI) 단계'의 세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지금까지는 'M&A거래단계'에 초점이 모아졌으나 성공적인 M&A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략수립단계와 합병후 통합단계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M&A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조흥은행의 강원은행. 충북은행 합병, 우리금융그룹의 설립 등 구조조정의 필요에 의한 M&A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너지 효과 창출을 노리는 적극적 M&A와 공기업의 민영화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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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M&A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이 안정되고 기업을 인수한 후에 숨겨놓은 부실이 발견되어 인수가격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경우가 없도록 기업회계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들도 M&A를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가져야한다. M&A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M&A를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