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토지적성평가에 거는 기대

1990년대 규제완화의 흐름을 타고 도입되었던 준농림지역제도가 대도시지역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사회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준농림지역제도가 도입되고 난 이후 최근 7년(1994~2000) 간의 용도지역 변경면적을 보면 전체 용도지역 변경면적의 2/3 이상이 개발용지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개발수요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공간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토지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발생시키고 다른 한편에서는 농지 및 산지의 무분별한 잠식을 통한 국토의 난개발 문제, 농지의 휴경지화 문제 등을 야기시켜 왔다.
토지적성평가는 이와 같은 국토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보전할 지역과 개발할 지역을 합리적으로 구분하여 질서 있는 국토이용과 보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2002년 2월 제정, 공포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의해 토지적성평가가 도입된 것이다. 국토계획법에 의해 용도지역 구분체계가 종전의 5개 용도지역에서 4개 용도지역으로 축소되었고, 난개발 문제로 사회문제가 되었던 준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은 관리지역으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관리지역은 토지적성평가를 거쳐 토지의 적성에 따라 생산관리지역, 보전관리지역, 계획관리지역으로 구분하여 보전할 곳은 철저히 보전하고 개발할 곳은 계획적으로 개발하도록 되어 있다.
토지적성평가라고 하면 흔히 특정 개발사업에 필요한 개발적지를 분석하는 도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토지적성평가를 개발사업적지 분석만이 아니라 농업의 적지(適地) 적작(適作)을 위한 토양적성분석에도 널리 사용해왔고, 습지, 우량농지, 우량산림 등 보전대상지역을 선정하거나 용도간 경합발생시의 용도간 조정수단 또는 토지이용계획의 기초수단으로도 활용해왔다. 미국의 경우 토지평가 및 지역평가방법(Land Evaluation and Site Assessment)을 사용하여 농지의 적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보존해야할 우량농지를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토지적성평가는 필지 단위로 이루어진다. 그 평가방법을 살펴보면 생태 및 환경적으로 보전해야할 지역은 우선적으로 추출하여 보전대상 등급(1등급)으로 구분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 개발적성, 농업적성, 보전적성을 평가하여 종합적성값을 구한다.
독자들의 PICK!
즉 경사도, 표고와 같은 물리적 조건, 기 개발지나 공공편익시설 접근성 등과 같이 토지가 위치해 있는 지역의 공간적 입지성, 주변지역의 토지이용현황, 생태, 환경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토지 분포 등을 기초로 토지의 적성을 평가한다. 평가된 종합적성값을 기초로 5개 등급으로 적성등급을 구분하는데, 하위등급으로 갈수록 개발적성이 높고, 상위등급으로 갈수록 보전적성이 높다. 즉 제1등급은 보전적성이 매우 높은 것이고, 제5등급은 개발적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토지적성평가 결과 하위 등급으로 구분된 지역은 계획관리지역으로 구분하여 도시용지로 개발한다. 반면 보전적성이 강한 상위 등급은 토지이용상황에 따라 농지가 많은 곳은 생산관리지역으로, 산지 및 생태보전지역이 많은 지역은 보전관리지역으로 구분하여 보전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토지적성평가는 다양한 지표를 기초로 토지의 적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등급을 구분함으로써, 용도지역을 구분하는 도시관리계획의 합리성을 높이고 현실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새롭게 변화된 국토관리체계에서 토지적성평가는 선(先) 계획 후(後) 개발의 기본 틀로서 역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