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담배끊기와 주식끊기(5)
기자가 주식투자를 하면 번다고? 그것도 경제부 기자면 `손짚고 헤엄치기'라고?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주식투자를 한 건 그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7년전 나는 금융권에 출입하고 있었다. 어느날 선배 한 명이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제 기자도 예전같지 않고…. 뭔가 재테크를 해야지."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고 특히 한겨레신문이 등장한 이후 언론계에 자정(自淨) 바람이 불면서 부패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던 터였다. 선배 말씀은 기자에까지 돌아오던 각종 `눈먼 돈'은 이제 없어질테니 뭔가 투자수단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 같았다. 기자도 한낱 월급쟁이, 집사고 애들 교육시키려면 월급만으론 안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그건 막연한 느낌이었고 내가 주식투자를 한 건 꼭 그 이유 때문만도 아니었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돈'에 대해 잘 몰랐다. 경제부 기자로써 부끄러운 일이지만 진짜 그랬다.(뭐 그렇다고 지금은 `돈'을 잘 아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월급에 의존해 살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니까.)
내가 주식투자를 시작한 건 순전히 용돈을 좀 벌어보자는 소박한 욕심이었다. 월급은 고스란히 통장에 들어가니 손댈 수 없고…. 1000만원을 대출받아 경제부 기자의 감각과 증권담당 기자의 조언에 힘입어 거친 증시의 세계로 뛰어 들었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내 감각은 완전히 무용지물이었고 증권기자가 알고 있는 정보도 한물간 것이기 일쑤였다. 나의 투자일기는 책으로 몇 권은 되겠지만 지면관계상 한마디로 줄이면 `누더기'와 같다. 1000만원을 더 빌려 원본을 2000만원까지 늘렸으나 98년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전후로 톡톡 털고 `0'으로 끝냈다.
피부과 의사와 나는 자리를 옮겨 커피를 한 잔 하면서 각자의 투자경험을 담담히 읊어나갔고 `개미가 주식으로 돈벌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어설픈 지식으로 직접투자를 하느니 믿을만한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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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떻게 주식의 늪에서 빠져 나오느냐 하는 것인데…. 사실 주식투자는 마약중독과 같아서 주식을 갖고 있으면 갖고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불안하기는 매 일반이다.
그 때 피부과 의사가 재미있는 제안을 했다.
"당신은 주식을 끊고 나는 담배를 끊었는데…. 그 비결을 손바닥에 적어 동시에 펴봅시다."
내 손바닥에는 "새로운 취미생활", 그의 손바닥엔 "마라톤"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건강한 새 습관에 몰두하면 나쁜 버릇은 자연히 그 빈도가 줄어든다는 삶의 평범한 진리를 서로 확인한 셈인데…. 성패는 물론 각자의 결심에 달려있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