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외국계 SW社에 바란다

얼마전 월드컵의 열풍이 한반도를 휩쓸었었다. 수십만 외국인이 방한했고 우리들은 경기장과 안방에서 세계적 스타플레이어의 묘기에 일희일비하며 초여름 밤을 흥분으로 지새웠다. 우리는 정보기술(IT)을 자존심으로 추켜세우며 행사준비와 과정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IT월드컵을 회상하니 그동안 언론매체를 장식했던 수많은 단어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정보화 사회', `네트워크 사회' `글로벌 스탠다드' `인터넷'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몇년 전만해도 우리들의 미래상이었던 이단어들이 우리생활의 밑바탕이 된지 오래다.
10여년간 외국계 기업의 조직생활을 해오며 `외국계 회사가 국제산업과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라는 생각을 하곤했다. 국수주의적 생각도, 애국자적 생각도 아니다. 단지 외국계 회사의 국내활동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됐을까하는 궁금이 일었을 뿐이다. 사실 내가 조직 생활을 한 외국계 소프트웨어(SW) 회사에선 그동안 국내SW 산업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 요소기술력의 발달, 선진사회의 문화적/개념적 사고의 접목, 기술경쟁력 배양 등 많은 부문에서 우리의 SW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산제품 판매에만 주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외국계 SW기업들이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SW수출 선봉자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내 SW회사들도 수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결실도 얻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의 신규 프로젝트 수주 등을 그 예다. 그러나 이들 SW의 해외진출은 아직 매우 미미하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외국계 SW회사의 국내 지사들이야말로 이들 수출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SW 개발환경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 많은 전문가들이 인터넷의 즉시성과 시각성이 한민족의 성격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또 발달된 국내 IT 인프라는 신규 제품의 시험 사이트로써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있다. 이를 짐작해볼 때,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SW는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둘째, 한국의 경제/경영형태도 글로벌 스탠다드로 변하고 있다. 이는 SW의 응용프로그램 개발도 국내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뱅킹코어 시스템, 기업자원관리(ERP), 고객통합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들은 제도 및 사고의 차이로 토착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스탠다드화 되어있는 업무환경으로 이런 모든 과정들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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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제품의 아웃소싱을 통한 해외 판매이다. 제품의 해외판매에 문화적 차이를 아는 현지인을 통한 영업활동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외국계 SW회사들은 세계 각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지사망을 통해 국내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면, 국내 SW업체들의 효과적인 투자 및 개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제품개발과 기능향상 등의 연구개발(R&D)은 국내에서, 마케팅 및 영업은 외국계 SW회사의 해외지사들이 수행한다면 국내 SW산업은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한달 뒤에는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아시안게임이 부산에서 열린다. IT강국의 위상이 아시아인에게 전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이번에는 통신 휴대폰 등의 하드웨어는 물론 많은 응용프로그램도 소개되어 지길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써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