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울대공원 김소장님께..

[광화문]서울대공원 김소장님께..

박종인 기자
2002.09.02 12:49

[광화문]서울대공원 김소장님께..

 머니투데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은 단연 토요일이다. 왜냐하면 노는 날이니까.

 그런데 나는 토요일이 더 바쁘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배낭 메고 버스 타고 서울 독립문으로 나간다. 참, 나는 일산에 산다. 독립문에 가면 6시30분, 여기서 김준형 온라인데스크를 만나 김 데스크의 차를 타고 과천으로 간다. 경기도 북부를 떠나 서울을 관통해서 다시 경기도로 먼길을 떠나는 것이다.

 

과천에 가면 정병선 국장급 전문기자가 팬티 차림으로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과천에서 일제히 옷을 벗는다. 옷벗고 뭐하냐고? 달린다.

 한달쯤 됐을까. 정병선 국장이 머니투데이에 합류한 뒤 마라톤 클럽이 결성됐다.(잘 아시겠지만 정 국장은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란 칼럼을 연재하는데 마라톤 풀코스를 13회 완주했으며 3시간23분25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회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번 나오고 다시는 안 나타나는 등 들락날락 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꾸준히 나오는 사람은 4~5명.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열의는 대단해서 보통 2시간 가까이 달린다.

비가 와도 달린다. 아직 경험은 못했지만 눈이 와도 뛸 것이다. 온 몸이 녹진녹진할 때까지 정처없이 하염없이 달린 뒤 목욕탕의 냉탕에 '첨벙'할 때의 기분이란? 필설론 설명 불가능.

 지난 토요일에도 우리는 달렸다.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만만치 않았으나 개의치 않고 뛰었다. 관문체육공원 400m 트랙을 서너바퀴 돈 뒤 서울대공원으로 갔다.

서울대공원은 서울시에서 관리하지만 과천의 자랑이다. 특히 달리기엔 천혜의 장소다. 코스에 따라 2km, 5km, 8km 등 다양한 거리의 달리기가 가능하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적절히 배합돼 있어 심심치 않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공기업(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의 경직된 사고방식.

갑자기 무슨 얘기냐고? 비를 맞으며 바람을 가르며 헉헉 거리며 대공원 외곽도로를 정신없이 달리는데 오가는 차량의 매연이 영 성가셨다. 인도가 없어 사고위험도 적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 '마라톤 꿈나무'들은 공원안으로 들어가 달리고 싶었으나...

 "9시 개장 전에는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천혜의 달리기 코스를 갖춘 서울대공원. 서울시 1000만명, 과천시 7만명, 과천마라톤클럽 회원 350명. 과천시내 목욕탕들은 마라톤 회원을 유치하려고 가격을 할인하는 등 안간힘을 쏟는데 서울대공원은 돈내고 들어가겠다는데도 내쫓고 있는 것이었다.

참고로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 김장호 소장님께서 좋아하실 영업비밀 하나.

 '마라톤 회원들은 공원안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고성방가도 쓰레기를 버리지도 않는, 그럴 여유도 없이 그저 몸 하나 들어갔다 조용히 빠져나오는 우량 고객입니다. 그것도 거의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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